주요 시중은행, 해외송틈 특화 점포 잇따라 개설
외국인 고객, 수수료 높고 환차익 짭짤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국내 거주 외국인을 향한 시중은행들의 구애가 뜨겁다. 비이자수익인 해외 송금 수수료 확대를 도모함과 동시에 외국인 고객에게 은행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부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최근 시중은행 최초로 호남지역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일요 영업점을 개설했다. 평일 근무시간으로 은행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 여건을 감안해 맞춤형 금융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하나은행은 현재 평일과 일요일에 모두 문을 여는 '일요 영업점', 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일요 송금센터' 등 총 19개의 일요 지점을 운영중이다.
지난달 14일 신한은행도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환전, 해외송금, 계좌 신규 등의 업무를 제공하는 일요송금센터로 김해중앙지점을 신규 지정했다. 원곡동, 대림동, 의정부에 이은 4번째 외국인 특화점포다.
우리은행 역시 약 12개의 외국인 전용 금융센터를 운영한다.
외국인 전용 모바일뱅킹 앱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국내 거주 외국인 모바일뱅킹 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구축에 착수했고, 우리은행은 지난 2일 외국인 전용 해외송금 서비스 '우리글로벌퀵송금'을 출시했다.
은행권이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적극 확대하는 데는 외국인 고객 수가 최근 몇 년 새 급증한 영향이 크다. 외국인 고객이 은행의 비이자수익을 크게 늘려줄 수 있는 잠재 고객군으로 부각 받은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의 외국인 고객 수는 531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460만명에서 2년 새 40만명 가량 늘었다.
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금융서비스는 해외송금이다. 한국에서 얻은 수익을 모국에 송금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서다.
은행 입장에선 해외송금을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우수고객'이다. 환차익이 나고 수수료가 높은 특성에 수익성이 좋다. 통상 국내 고객이 해외로 송금할 때는 유학비나 가족 체류비인 경우가 많다. 반면 외국은 근로자들이 본국에 송금할 때는 생활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소액을 수시로 보내는 경우가 잦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수료 이득 면에서 국내 고객보다 외국인 고객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주거래 여부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통상 국내 고객에 비해 약 20~40% 정도 높은 수수료가 부과된다"며 "해외송금이나 환전할 때 환율이 기준환율 대비 높아 환차익도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동남아 등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시중은행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가 추후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국내에서의 거래 경험을 기반으로 주거래 고객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해외송금이나 기타 거래를 통해 축적된 금융데이터 등도 해외 진출 시 참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