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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백승익 "마음 속 울분 터뜨릴, 좋은 기회를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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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닥터 프리즈너' 짧은 등장에도 눈도장 '쾅'
"출연료 절반은 인내의 대가…기다리는 건 익숙"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백승익이 다수의 영화를 거쳐 KBS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 입성했다. 분량은 적었지만 마약 투약, 살인 등 자극적인 설정과 내공으로 다져진 연기로 제대로 브라운관의 씬을 스틸했다.

백승익은 최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약 10년간 배우로 활동하며 첫 지상파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 출연한 소감을 들려줬다. 그는 극중 사주를 받고 살인을 하는가 하면, 마약 중독에 빠진 인물 홍남표를 맡아 연기했다. 그리 길게 등장한 건 아니지만 나올 때마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데 성공했다.   

"큰 역이 아니어서, 누가 알아본다거나 하는 반응들은 체감을 못하겠어요. 씬 스틸러라는 제목의 기사가 난 건 봤지만, 앞으로는 남의 신을 훔치기보다 제가 주인인 신을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하하. 조금 급하게 합류했는데, PD님이랑 대사 맞춰보고 준비해갔던 걸 보여드렸더니 괜찮게 봐주셨어요. 제가 연구한 제스처라든가 액션, 대사 템포를 좋게 봐주셨고 거의 유사하게 장면으로 나왔더라고요."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배우 백승익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를 내방하여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8 alwaysame@newspim.com

역할이 작다고 노력이 적게 들어간 건 결코 아니다. 단역과 조연을 거쳐오며 내공을 다진 백승익은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그래서 더 기회에 목마를 수밖에 없었다.

"'닥터 프리즈너' 같은 경우엔 갑자기 들어가서 현장 분위기에 적응할 틈도 없었죠. 다행히 같이 하는 분들이 저한테 고민해온 걸 다 얘기하라고 받아주겠다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마약 중독을 베이스로 깔고 헤롱헤롱하는 캐릭터라 상대방이 어떤 액션을 하면 맞고, 반응하고 그랬죠. 맞기도 많이 맞았어요. 워낙 다 베테랑이시라 한번에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였죠. 영화에서는 감독님들이 테이크나 신을 할 때 여유가 있으니까 다양한 연기를 주문하거든요. 드라마는 순발력이나 센스가 중요한 것 같아 고민 중이에요. 조금 극단적인 말이지만 배우가 받는 출연료 중에 50%는 인내의 대가인 것 같아요. 대기하는 덴 이제 익숙해졌죠."

'닥터 프리즈너' 속의 백승익 [사진=KBS 2TV '닥터 프리즈너' 캡처]

배우 백승익을 혹시나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조금 놀랄 만한 이력이 있다. 바로 서울대학교 출신이라는 것. 전공도 연기와 동떨어진 시각디자인이다. 그를 전혀 몰랐던 사람에게는 더욱 놀랄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백승익은 이 독특한 학력 덕에 연기를 시작했다.

"서울대 시디과 선배 형이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님이에요. 제가 부산 출신인데 서울로 학교와서 1학년 때부터 연극을 했어요. 조성희 형이랑 같이 하다 유학을 준비했죠. 졸업 작품 '남매의 집'이라는 영화를 찍었는데 10회차에 10만원 주겠다고 같이 하자더라고요. 재밌게 찍었는데 상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한국에서 하는 영화제에선 거의 대상을 휩쓸었고, 칸영화제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었죠. 또 미쟝센영화제 심사위원이 류승완 감독님이셨는데, 그 영화를 보고 저한테 '부당거래'를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어요. 그땐 정말 신기했죠."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배우 백승익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를 내방하여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8 alwaysame@newspim.com

그렇게 조성희 감독과 인연이 닿은 덕에 영화를 시작하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됐지만 마냥 꽃길만은 아니었다. '부당거래' 전후로도 다양한 영화에 참여했어도 백승익 세 글자를 대중에 각인시키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묵묵히 걷는 이유는 '연기가 재밌어서' 딱 하나다.

"'부당거래' 찍을 당시 감독님이 저를 픽한 거라 관심을 좀 받았어요. 굉장히 영화계가 따뜻하다 느꼈는데 좀 지나니까 그렇지 않더라고요.(웃음) 아마 '남매의 집' 아니었음 배우를 안했을 것 같아요. 어린 여자애한테 치근덕거리는 역이어서 처음엔 싫었어요. 7~8회 찍다보니 그 역이 좀 붙더라고요. 나중엔 딱 대사를 쳤는데 그 느낌이 좋았어요. 진짜 저질스러운 말로 여자애를 협박하는 신이 있는데 잠시 빠져서 사이코처럼 연기했던 경험이 잊히질 않아요. 제가 그런 걸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굉장히 여자들은 진저리를 칠 만한 대사예요. 상을 워낙 많이 받았으니 무대인사도 많이 했고, 부모님도 모시고 갔는데 어머니가 지금도 그러세요. 의사 같은 역할은 못하냐고요. 하하."

사실 무명 배우, 연기자, 지망생들 중에는 생계나 여러 가지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투잡을 선택한 이들도 많다. 백승익 역시 연기와 전공과 관련해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털어놨다. 누군가는 간절함이 부족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누구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배우 백승익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를 내방하여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08 alwaysame@newspim.com

"대부분의 친구들이 연기와 다른 일을 병행해요. 개인적으로는 조급해지고 싶지는 않아요. 다른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사람이 피폐해지잖아요. 저는 배우의 길을 택했고 매일 걸어갈 뿐이죠. 지금까지는 비슷한 장르의 영화에서 거친 역을 많이 해왔는데 사실 모기도 잘 안죽이는 성격이에요. 집에 벌레가 들어와도 살려서 내보내려고 노력하죠. 굉장히 마음이 여리고 순박한 역할을 만나면 어떨까 싶어요."

아직까진 '닥터 프리즈너'의 홍남표도, '남매의 집'에서 만난 첫 역할도 백승익과는 꽤 거리가 멀다. 그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무명으로 다져온 내공과 쌓여온 울분들이 언젠가 좋은 작품, 역할과 만나 시너지가 되기를 기대했다. 다행히 곧바로 차기작인 tvN 드라마 '아스달'로 금세 또 안방을 찾는다. 백승익에게 또 한번의 좋은 기회가 찾아올 조짐이다.

"복싱을 좋아하다 보니 복서 역할에 조금 로망이 있어요. 조금 유치하고 순애보적인 캐릭터 있잖아요. 친구한테 배신당하고 깡패짓하다 감옥가고 그런 거요. 몸관리나 맞는 신은 좀 익숙해요. 배우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마음 속 울분이 연기로 터져나올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현장은 직접 보고, 한 방에 많은 걸 흡수할 수 있는 기회거든요. 언젠가 조연이어도 극의 흐름을 주도하고, 주체적으로 이끌 수 있는 역을 만났을 때 그게 제 강점이 되면 좋겠어요. 일단 '아스달'이랑 다음 영화를 잘 끝내고, 올해 안에 좋은 역할을 또 만나면 좋겠네요."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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