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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키운 조현병 범죄]⑤"검사로 일하며 정신장애..사회문제 확대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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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 변호사·김영학 한국정신장애인협회 인터뷰
"정신질환보다 범죄 동기에 주목해야"...사회 편견 우려
"가족·친구·신앙으로 정신질환 극복...입원 격리, 해결법 아냐"
"지역사회서 직업 훈련·상담 등 프로그램 제공해야"

 [편집자주] 이웃 5명을 순식간에 잔인하게 살해하고도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오락가락하는 범인. 자기 집에 불을 지른 뒤 화마를 피해 달려나오는 이웃 주민들에게 무차별하게 흉기를 휘두른 끔찍한 살인마 안인득의 행동과 심리를 어떻게 해석할지 혼란스럽습니다. 유력한 설명 기제 하나는 그가 조현병 환자라는 것입니다. 세간의 우려와 달리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어쩌다 이들이 범죄에 나설 경우 피해를 예측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예상치 못한 범행이란 점에서 '체감 공포'는 극대화됩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조현병 환자도 어떤 의미에서는 피해자입니다. 이 지점에서 조현병 범죄를 더 이상 가정에 맡길 게 아니라 사회나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공공의 안전이냐, 환자의 인권이냐를 따지기 앞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어느 수준인지 짚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뉴스핌이 문제제기를 해 봅니다.

 <목차>

①안인득이 던진 화두..한국의 사회안전망
②경찰서도, 병원서도 배척…사실상 방치된 정신질환 범죄
③의료계 "사법입원제도·외래치료 명령제 강화해야"
④재범률 높은 정신질환 범죄…지역사회 안전망 구축 시급
⑤"잠재적 범죄자 편견 없애야…결국 사람의 문제"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안인득 사건을 정신질환과 연결시키면 안 된다. 정신질환보다는 사회에 대한 분노와 같은 범죄 동기에 주목해야 한다."

정신장애인 인권 활동가인 권오용 변호사는 "30년 넘게 법조계에 있으면서 형사사건을 접했는데 정신질환에 따른 사건은 굉장히 드물다"며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확대를 우려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권오용 한국정신장애연대 대표. 2019.04.24 mironj19@newspim.com

지난 24일 만난 권 변호사는 자신을 '회복자'라고 소개했다. 우울증·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을 극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신질환 증상은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근무하던 1993년 나타났다. 1988년 검사로 처음 법조계에 발을 들인 지 불과 5년 만이었다.

"증상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라 건강하지 못한 습관이나 환경, 축적된 스트레스로 생긴다. 부족한 수면이나 음주뿐 아니라 일을 할 때 누군가 억울한 일을 겪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두 번 세 번 조사했다. 이런 게 나한테는 벅찼던 것 같다. 일찍 증상을 인지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망상이 생겼다."

그는 '격리'가 아닌 '사회적 관계'를 통해 정신질환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내는 내가 아무리 엉뚱한 소리를 해도 받아줬고 가족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 여기에 성경에 '사랑한다'와 같은 위로의 언어를 통해 마음 속 분노를 해소하고 교인들과의 관계 등 여러 요인들이 맞물렸다."

이후 그는 소외된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의 회복을 돕고 사회 차별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0년 한국정신장애연대(KAMI)를 세웠으며, 지난해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정신장애인의 지역사회 거주·치료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의료·복지·심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함께 수행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학 한국정신장애인협회 회장. 2019.04.24 mironj19@newspim.com

김영학 한국정신장애인협회 회장도 정신질환 극복에 사회적 관계가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김 회장은 대학교 4학년 재학 중 갑자기 우울증이 찾아왔다. 한 달 정도 입원한 뒤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다시 증상이 심해졌다. 결국 4년이라는 세월을 일도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고 보도블럭 교체나 공원 관리와 같은 공공근로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재활센터에 방문했는데 그곳 대학원 학생들이 따뜻하게 대해준 것도 큰 힘이 됐다."

권 변호사와 김 회장이 사회적 관계를 강조하는 것은 치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강제입원에 의존하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병을 키울 뿐, 사회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더불어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기입원과 약물 치료로 인한 부작용으로 인해 없던 병이 생기기도 한다. 정신질환자들도 나름 노력하겠지만 사회 전체가 조현병 환자도 이웃이자 같이 가야하는 존재라고 여기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서로 먼저 다가가는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권오용 한국정신장애연대 대표-김영학 한국정신장애인협회 회장. 2019.04.24 mironj19@newspim.com

다음은 두 사람과 일문일답.

- 두 분 다 정신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알고 있다. 
▲ 권오용(이하 권) = 김영학 선생님은 지금도 정신질환을 겪고 있고, 나는 회복자다. 나는 검사로 일하면서 정신장애를 겪었다. 내가 1988년도에 검사를 시작했는데, 1993년 연말쯤 부산에서 근무할 때 증상이 왔다. 우울증, 심하게는 조현도 있었다. 정신건강 이상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라, 건강하지 못한 습관이나 환경, 축적된 스트레스로 생긴다. 검사로 있으면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술도 많이 먹고, 일은 일대로 해야 했다. 사건을 처리할 때도 누군가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려고 2중, 3중으로 조사했다. 이런 게 나한테는 벅찼던 것이다. 내가 또 결단력이 부족하다. 초조하고 불안한 상황을 인지하고 쉬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다가 망상이 생겼다.

▲ 김영학(이하 김) = 나는 대학교 4학년 때 몸이 아팠다. 그 이후에 한달 정도 입원하고 나서 졸업을 했다. 그 뒤 바로 대기업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4년 세월을 일도 못하고 집에서 쉬고 있었다.

- 정신질환을 어떻게 관리했나.
▲ 권 = 처음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폐쇄 병동을 거쳐 일반 병원으로 옮겼는데, 처음에는 약 먹기를 거부하기도 했다. 가족들과 계속 대화 나누면서 극복했다. 특히 제 아내는 내가 아무리 엉뚱한 소리를 해도 받아줬다. 여기에 신앙의 힘도 컸다. 성경에 '사랑한다'’와 같은 위로의 언어를 통해 마음 속 분노를 해소했다. 약을 줄여가며 가족, 교인들과의 관계 등 여러 요인들이 맞물려 극복할 수 있었다.

▲ 김 = 나도 병원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당시 위기를 극복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고, 보도블럭 교체나 공원 관리와 같은 공공근로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또 재활센터에 방문했는데, 그곳 대학원 학생들이 따뜻하게 대해준 것도 큰 힘이 됐다.

- 주변에 정신질환자를 많이 접할 텐데, 어떤 점들을 힘들어 하나.
▲ 권 =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 입원을 너무 오래한다. 어떤 사람은 7년 동안 입원하다가 퇴원했다. 나와 나이가 비슷한데 장기 입원으로 몸이 굳어서 오히려 다른 장애가 왔다. 장기입원 치료는 약물로 인한 부작용도 심하고, 사회관계도 단절된다. 입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극복할 수 있는 건데, 오히려 더 큰 장애만 안게 돼 너무 안타까웠다.

▲ 김 = 약을 먹는다고 완전히 해결되는 게 아닌데, 그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다. 특히 다른 일반적인 병도 아니고 정신질환 약을 먹는다는 것은 누구나 받아들이기 힘들다. 여기에 사회에 자신의 병을 숨겨야 한다는 압박은 더 힘들게 한다. 직계가족 외에는 누구에게도 말을 하기 어렵다.

지난 19일 오후 2시께 검은색 슬리퍼에 군청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친 손을 치료하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서는 안익[사진=최관호 기자]2019.4.19..

- 진주 방화살인사건과 같은 일들로 조현병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어떻게 보나.
▲ 권 = 이번 사건은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은 범죄사건이다. 시민사회는 안전한 공간이 돼야 한다는 것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계속 정신질환과 연결을 시키면 안 된다. 30년 넘게 법조계에 있으면서 많은 형사 사건을 접했는데,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건은 굉장히 드물다. 다른 범죄 동기가 전혀 없는 조현병 환자들은 죽을 지경이다. 조현병 환자를 색출하고 그들을 가둬서 관리하자는 사회적 시각 때문이다. 조현병이 있든 없든 범죄는 안 된다는 규범 인식은 교육을 통해서 모든 사람이 갖는다. 조현병 환자가 항상 망상 속에 살아가는 게 아니다. 정신질환보다는 사회에 대한 분노와 같은 범죄 동기에 주목해야 한다.

▲ 김 = 조현병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폭력적인 성향과 이를 관리할 사회 시스템 부재가 범죄로 이어진 것이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 발생률은 0.1%가 채 안 된다. 그런데 하나 사건이 터지면 조현병을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런 행태는 정신질환 문제 해결을 위해 쏟은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이다. 정신질환자들이 전문가 또는 가까운 시설에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군가 나를 멸시한다는 생각보다는 스스로 지역사회에서 재활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거다. 폭력성이 실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 정신질환에 대한 사전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정신질환자 중 치료를 경험한 사람은 적다는 통계가 있다.
▲ 김 = 개인이 정신질환을 명확하게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있다. 마음이 힘들면 병원을 가야하는 건지, 개인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엔 주변의 부정적인 인식을 우려해 정신질환을 스스로 부정하게 된다. 그러다 큰일을 겪고 나서야 병원에 가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경험하더라도 또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거나 약을 먹다보면 축 쳐지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 권 =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필요한 게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에 의한 치료가 아니다. 가족이나 이웃, 실제 정신질환을 겪었던 동료가 옆에서 공감만 해주더라도 큰 위로를 받는다. 저소득층에 대한 우리나라 복지비나 서비스는 단기간에 엄청 늘었다. 반면 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원은 정신병원에 의한 입원이나 약물 치료만 제공될 뿐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지원 서비스는 여전히 부족하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권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정신병원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립정신건강센터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정신건강 분야 약 5조원 예산 중 정신의료비로 4조8000억원 정도 썼다. 나머지 2000억원 안 되는 돈은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지역시설에 쓰였다. 매년 3000억원씩 예산을 늘려가며 큰돈을 들였지만 서비스는 똑같다. 여전히 정신질환 진단은 엉터리고, 장기입원, 약물로 인한 부작용으로 없던 병이 생기기도 한다.

- 입원치료의 효과가 있다면 필요한 것 아닌가.
▲ 권 = 정신병원 의료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질이 높지 않다.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것부터 허술하다. 대학병원이더라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진단을 내리기까지 짧게는 5분, 길게는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정신질환에 대한 판단은 상당기간의 행동 관찰을 통해 가능한데, 제대로 안 되는 것이다. 병원 안에서는 강박이나 격리와 같은 비인간적인 행위가 치료라는 이유로 이뤄진다.

▲ 김 =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 관리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강박을 하기도 한다. 즉, 치료 목적보다는 관리 편의를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최근엔 인권이 강조되면서 덜하긴 하다.

- 치료나 관리가 병원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 권 = 한번은 입원한 정신질환자가 간식을 먹다가 목이 막혀 숨지기도 했다. 목에 음식이 걸려 복도에서 헉헉 거리는데 의료진들이 제대로 조치를 못했다. 앰뷸런스가 와서 겨우 소생시켰지만 결국 사망했다. 불과 10년도 안 된 일이다.

- 반면, 사법입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권 = 2006년 장애인 권리협약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도 2009년에 국회가 비준해서 지켜야 한다. 그에 따르면 정신장애가 있더라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 강제 치료는 불가능하다. 또 치료의 필요성이 아니라 위험성 여부를 따져 강제입원을 하다 보니 정신질환이 범죄화 됐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병원 입원하더라도 치료가 안 되고, 결국 나중에 퇴원하면 다시 또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범죄를 일으켜 교도소에 들어가는 사람이 생긴다는 거다. 또 위험성이 있으면 구금한다는 건데, 이는 과거 사회보장법에서 정한 보안처분과 다르지 않다. 보안처분은 이미 위헌이라고 결정됐는데, 강제 입원을 주장하는 건 과거로 돌아가자는 거다.

-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나 지원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나.
▲ 권 = 비의료분야의 정신질환 관련 서비스를 지역사회에서 제공함으로써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정신질환 회복에 큰 효과를 거두려면 약물은 최소화하고, 대화를 통한 치료를 높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러한 근거 있는 서비스가 지역사회에 풀려야 한다. 우리와 같은 정신장애인 인권 활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동료 지원 서비스'라고 해서 정신질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상담을 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게 미국 사례를 통해 증명됐다.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로 동료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반면,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김 = 정신질환자는 장애인 중에서도 차별을 받는 사람들이다.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이 복지시설에서 주거편의나 상담, 직업훈련 등 필요한 서비스를 받도록 하지만, 정신질환자에 대해선 이 법이 아닌 정신건강복지법을 적용하도록 돼 있다. 정신건강복지법은 장애인복지법에 비해 복지 부분이 미흡하다. 조현병 환자 취업률은 16% 정도로 일반 장애인 취업률의 절반 수준인데도 이에 대한 교육이나 지원을 다른 장애인에 비해 제공받기 어렵다. 이러한 차별을 해소하는 것도 큰 과제다.

- 전국 243개 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정신센터)가 설치돼 있다. 제대로 운영되고 있나.
▲ 권 = 인력도, 서비스도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정신건강센터 한 해 예산 대부분이 인건비인데, 다 비정규직이고 숫자도 부족하다. 정신과 교수와 같은 정신센터장은 상주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 반나절 정도 업무를 보는 정도다. 매년 똑같은 인력과 예산인데, 자살예방센터 기능까지 겸한다. 그러다 보니 정신센터에 등록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례 관리조차 제대로 안 된다. 결국 돈 문제다. 앞서 언급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가 정신센터에서 제공하려면 정신과 의사뿐 아니라 심리상담가, 사회복지사 둥 다양한 제공자가 필요한데, 현재 예산으로는 부족하다.

▲ 김 = 우리나라 정신센터는 지역사회의 만성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재활이라는 본래 목적과 달리 시민 전체의 자살예방에 그 무게가 쏠려있다. 정신센터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 일주일에 3회 정도만 정신질환자에 대한 교육을 하고, 나머지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자살예방교육이 진행되기도 한다. 반면, 2017년 기준 OECD 통계를 보면 2015년 정신질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자살하는 환자는 10만명 당 700명이고, 일반인 자살자는 28명 정도다. 조현병 환자의 자살은 제쳐두고 자살예방을 하겠다는 말은 모순이 있다.

- 정신센터가 제 역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권 = 전국 정신재활시설이나 정신센터에 들어간 예산이 2000억원은 인건비밖에 안 된다. 문제는 정신병원에 들어간 4조 8000억원에 있다. 그 돈을 정신과 의사나 정신병원에서만 가져갈 이유가 없다. 효과 있는 서비스를 하려면 정신질환 병상 수를 가급적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 필요한 병상은 1만~1만5000개 정도로, 국공립병원이면 충분하다. 병상을 줄이면서 이를 대체할 서비스를 정신센터 등 지역사회에서 제공해야 한다.

- 잘 되고 있는 해외 사례가 있나.
▲ 권 = 이탈리아 트리에스테라는 도시를 갔는데, 곳곳에 4층 규모의 정신센터가 세워져 있다. 정신센터에는 병상을 6개 정도로 최소화 하는 대신, 1주일 내내 직업훈련이나 커뮤니티 활동 등 빽빽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365일 24시간 동안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의사와 간호사뿐만 아니라 심리사, 사회복지사 등 10명이 넘는 인력으로 구성된 팀으로 정신질환자를 관리한다.

- 정부도 정신질환자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 권 = 너무 졸속이고 임시방편적이다. 정신질환자 관리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임세원법을 마련할 때도 정부는 정신질환자나 시민단체는 빼고 의학계하고만 논의했다. 원칙도 있어야 한다. 정신건강보건법 2조에 원리 원칙을 정했으면 나머지 조항들은 그것을 실현하는 조항이 돼야 하는데, 편의주의적인 법만 나왔다. 지금 정부는 정신병원 병상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환자들이 나온 뒤에 대한 계획은 제대로 내놓지 못한다. 예산 마련 계획이나 현장 인력 문제, 지역사회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모아야 하는데, 사건 터질 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법을 고친다.

-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 해소도 우리 사회로 꼽힌다. 무엇이 필요한가.
▲ 김 = 정신질환자들도 나름 노력하겠지만 사회 전체가 조현병 환자도 이웃이자 같이 가야하는 존재라고 여기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서로 먼저 다가가는,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 권 = 지도자가 중요하다. 정부나 국회 등 정책 결정자의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게 중요하다. 영국에 ‘마인드’라는 정신건강단체 있는데,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체인지’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튜브를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정신질환자 경험 등을 얘기하는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한해 예산이 560억원이다. 이 예산은 정부에서 제공한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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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AI 반감' 급속도로 확산"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인공지능(AI)의 성지인 미국 안에서 대중들의 AI 반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18일 보도했다. 고용 불안과 전기료 상승에 대한 불만, 자녀 교육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이 한데 버무려지면서 AI 산업의 고속 성장세가 무색할 만큼 AI에 반감을 드러내는 저항군들의 기세가 급속도로 자라나고 있다고 신문은 짚었다.  ◆ 미국 대중들의 AI 반감...중간선거 이슈로 부상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에릭 슈미트는 최근 AI에 대한 청년들의 반감을 온몸으로 실감했다. 애리조나대 졸업식 연설자로 나선 슈미트가 연설을 이어가던 중 AI가 가져올 장밋빛 미래를 설파하는 대목이 나오자 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AI가 인간 삶을 더 나은 쪽으로 이끌 것이라는 빅테크 업계의 주장 혹은 낙관과는 판이한 민심이다.  지난달에는 텍사스의 20세 남성이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의 자택에 화염병을 투척한 사건도 있었다. 그는 오픈AI의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도 위협 행위를 벌인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인디애나폴리스의 시의원인 론 깁슨의 경우 데이터센터 건립안 승인 후 자택 현관문에 13발의 총구멍이 나는 것을 경험했다. 현관 매트 아래에는 "데이터센터 반대(NO DATA CENTERS)"라는 메모가 나왔고, 이틀 뒤에도 'F'자로 시작하는 욕설이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 AI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은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스탠퍼드대와 UC버클리가 진행한 최근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미국이 AI 혁신을 가능한 한 더 빠르게 가속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대략 절반만 호응했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인 동네의 민심은 더 흉흉하다. AI발 전력 수요 증가로 전기요금이 오르자 '이런 민폐도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미주리주 페스터스에서는 시의회가 6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승인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유권자들이 시의원 4명을 전원 축출했다. 메인주에서 애리조나에 이르는 여러 주의 지자체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을 금지하는 조례안 제정이 진행되고 있다. 에릭 슈미트 전(前) 알파벳 회장 <출처=블룸버그> ◆ 일자리 불안·교육 불신이 만든 피로감 AI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은 언론 지상을 통해 시시각각 유권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여러 기업들에서 감원 소식이 잇따르자 AI 자동화가 결국 사회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대량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노동자들 사이에서 늘고 있다. 학부모와 교육계에서는 AI가 교육의 질을 훼손하고, 학생들의 학습 태도와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걱정이다. AI를 이용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학생들의 일상이 되면서 'AI는 점점 똑똑해지는데 아이들은 갈수록 바보가 되어 간다'고 학부모들과 교육 종사자들은 한탄한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유해 콘텐츠(성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 때문에 내 아이가 오염될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이런 불안이 누적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AI가 삶을 편리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자녀 세대의 미래까지 맡길 수 있는 기술인지는 의문"이라는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대중의 불만이 쌓이면 정치를 움직이고 규제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마가(MAGA) 진영 내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는 실리콘밸리 출신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가을 중간선거가 다가올수록 전통 마가 지지층인 백인 블루칼러와 뒤늦게 마가와 결탁한 실리콘밸리의 규제 해방론자들 사이에 반목 또한 커질 수 있다. 메타플랫폼스 AI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리 집 뒷마당에는 No...빅테크 여론전 나서 대형 AI 기업과 인프라 사업자들의 경우 막대한 자금을 마련해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섰지만 지역사회 반발이라는 벽 앞에 가로막힐 때가 적지 않다.  해당 동향을 추적하는 '데이터센터 워치'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사회의 반대로 차단됐거나 지연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최소 48건, 사업비 규모로는 총 1560억 달러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만 지역 사회의 반발로 취소된 프로젝트는 20건에 달해 분기 기준 가장 많았다. AI 인프라 컨설팅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CEO는 "몇 달 안에 오픈AI와 앤스로픽을 겨냥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AI를 싫어한다. AI의 인기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이나 정치인보다도 낮다"고 꼬집었다. 민심이 나빠지자 AI 빅테크들은 여론전과 정치권 로비에 수억 달러의 자금을 들이고 있다. 전력 사용료를 더 내겠다는 약속과 함께 데이터센터는 많은 일자리와 풍요를 가져올 것이라는 홍보전도 병행 중이다. 오픈AI의 글로벌 대외 담당 책임자인 크리스 리헤인은 "AI를 두려움의 관점에서 쉼없이 이야기하면 당연히 두려움을 증폭시키게 된다"며 "에너지 비용과 아동 보호 등 구체적 문제 해결에 집중해 왜 이 기술이 국가와 세계에 이로운지 더 정교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이미지 = 배상희 기자] osy75@newspim.com 2026-05-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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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균 월급 1200만원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 임직원의 올해 1분기 평균 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급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적 회복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임직원들의 급여 수준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임직원(등기 임원 제외)의 1인당 평균 보수는 약 3600만 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를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매달 1200만 원 안팎의 급여를 받은 셈이다. 이 같은 급여 수준은 동일한 방식으로 추산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07만~3046만 원과 비교해 25% 넘게 뛴 수치다. 지난 2023년 대비 2024년의 증가율이 11.6%였던 점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2배 이상 높았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이번 분석은 공시 제도 변경에 따른 급여 공백을 추산하는 과정에서 도출됐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서식 규칙 개정으로 지난 2021년까지는 분기별 임직원 보수 현황 공시가 의무였지만, 2022년부터 반기와 사업보고서 등 연 2회만 공개하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1분기와 3분기 급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소는 과거 1분기 보고서상 성격별 비용상 급여와 임직원 급여 총액 간의 비율이 76%~85.5% 수준으로 일정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 수치를 산출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별도 재무제표 주석상 성격별 비용-급여 규모는 5조6032억 원으로 파악됐다. 작년 1분기 4조4547억 원에서 1년 새 1조1400억 원 이상(25.8%) 늘어난 규모로, 삼성전자가 1분기 성격별 비용에 해당하는 급여액이 5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급여 규모 자체는 크게 증가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율은 오히려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산출 과정에선 올 1분기 성격별 비용상 급여(5조6032억 원)에 과거 급여 총액 비율의 하한선인 76%를 적용하면 급여 총액은 4조2584억 원, 상한선인 85.5%를 대입하면 4조7907억 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올 1~3월 국민연금 가입 기준 삼성전자의 평균 직원 수인 12만5580명을 대입하면 임직원 1인당 보수는 3391만~3815만 원(월 1130만~1270만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연구소는 두 비율의 중간 격인 81%를 적용해 평균 보수를 3600만 원 내외로 최종 추산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는 월급보다 성과급 영향력이 큰 회사이기 때문에 올해 1분기 평균 급여도 이미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어 성과급 제외 기준으로도 1억4000만 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성과급까지 반영되면 연간 보수는 앞자리가 달라질 정도로 한 단계 더 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 소장은 "2022년 이후 분기 보고서 의무 공시 항목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은 경영 투명성 차원에서 직원 수와 급여 현황 등을 자율 공개하고 있다"며 "투자자와 주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의무 공시를 다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 2026-05-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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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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