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재계·경영

[파워리더-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새해엔 '경협 열매' 기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2018년 세 차례 방북...'대북사업 대표주자' 명성 유지
"금강산관광 이른 시일 재개 기대"...대북 제재가 걸림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전제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밝히며 연초부터 남북경협에 대한 훈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힘이 실리는 것은 물론, 경협 선도기업인 현대그룹과 현정은 회장의 행보에도 그 어느 때보다 눈길이 쏠린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묵묵히 남북 경협이란 한 길만 걸어온 현 회장의 노력들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금강산·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금강산 관광이 2018년에는 어렵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재개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대그룹은 앞으로 남북이 함께 만들어 갈 평화롭고 새로운 미래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18년 11월 19일 강원도 고성 동해선출입국사무소.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를 위해 전날 방북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입경 직후 취재진 앞에서 차분히 귀환인사를 읽어 내려갔다. 1박2일간의 방북 성과가 담긴 일곱 문장을 담담한 목소리로 읽는 데에는 1분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금강산=뉴스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18일 오전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만나 서로 악수하고 있다. [사진= 유수진 기자]

북측으로부터 온 '깜짝 놀랄 만한' 메시지는 없었다. 현 회장 본인도 다소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현 회장은 "북측에서도 빠른 금강산 관광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해 남북 경제협력 진전 여부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새해엔 반드시 '좋은 소식'이 있을 거란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남북 정상이 2018년에만 서너 차례 만나 손을 맞잡는 등 한반도에 유례없는 평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남북 경협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현대그룹과 현 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거란 데 일말의 의심도 품지 않고 있다.

◆ 2018년 세 차례 방북..."남북 경협 재개 기대"

현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지난 30년간 '대북 사업의 대표 주자'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해왔다. 1989년 1월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기업인 최초로 북한을 공식 방문, '금강산 관광 개발 의정서'를 체결하며 첫발을 뗀 이후, 남북 경협사업에는 언제나 현대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따라 붙었다. 특히 현 회장은 2018년에만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다시 한 번 대내외에 이 사실을 알렸다.

지난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지만 방북을 통해 변치 않는 위상을 자랑하며 향후 남북 경협이 본격화될 수 있도록 길을 터놨다. 특히 현대그룹은 문재인 정부가 적극 조성한 한반도 해빙 분위기에 힘입어 보수정권하에서 엄두도 내지 못했던 주요 행사들을 북한 현지에서 진행했다. 이를 통해 과거 함께 사업을 진행했던 북측 파트너와의 굳건한 관계도 재확인했다.

가장 최근엔 2018년 11월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을 맞아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와 함께 현지 행사를 주최했다. 아태는 북한에서 경제협력을 담당하는 민간 대외기구로, 현대의 대북 사업 파트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현 회장을 포함한 현대 임직원과 초청인사 등 총 100여 명의 대규모 방북단이 금강산을 찾았다.

현 회장은 행사가 진행된 1박2일 동안 금강산 관광을 포함한 남북 경협이 빨리 재개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앞서 두 차례 방문 때도 같은 바람을 피력했다. 북측 역시 경협에 속도가 붙길 기대한다는 제스처를 적극적으로 취했다.

현 회장은 20주년 기념식에서 "하늘이 맺어 준 북측과의 인연을 민족 화해와 공동 번영의 필연으로 만들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해 북한 주민 등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기자들과 만나선 "이번 20주년 행사가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앞서 현 회장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함께 방북길에 올랐다. 현 회장은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남북 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빨리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리 부총리는 "현 회장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 한 달여 전인 지난해 8월엔 남편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식 참석차 금강산에 다녀왔다. 현 회장은 2009년과 2013년, 2014년 등 세 차례에 걸쳐 금강산 추모식에 참석했으나,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돌입하면서 3년간 방북을 하지 못했다.

◆ 가장 먼저 남북경협 TFT 조직...'제재 해제'가 선행과제

현 회장은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11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가장 먼저 그룹 내 태스크포스팀(TFT)를 발족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10년간 멈춰 있는 남북 경협 시계가 조만간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현대그룹은 5월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T'를 조직, 본격 가동하고 있다. 해당 TFT에서는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 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위원으로 실무를 지휘하고, 계열사 대표들이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현 회장은 TFT 출범 당시 "금강산·개성 관광, 개성공단은 물론 향후 7대 SOC 사업까지 남북 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고성=뉴스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19일 금강산 현지에서 열린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입경해 귀환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수진 기자]

문제는 남북 경협 재개를 위해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 회장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남북 경협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이 부분을 조건으로 달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해 마지막 방북 직후 경협 재개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미국의 제재가 풀리면 곧바로 경협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시설정비를 고려하면 제재 해제 이후 관광 재개까지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세 차례의 방북이 각각 특정한 목적에 따라 이뤄진 만큼 북측과 경협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진 않았지만 관광 재개에 대비, 시설물 상태 등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 회장은 왜 이토록 남북 경협을 고집할까. 재계에 따르면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지난 10년간 현대가 입은 매출손실이 약 1조5000억원, 영업적자는 2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현대는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남북 경협에 대한 현 회장의 의지는 한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 매년 신년사를 통해 굳건한 집념을 드러내며 '남북 교류의 문이 열릴 때'를 기다리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는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고 지켜야 한다는 강한 사명감 때문이다. 현 회장에게 남북 경협은 단순히 사업이 아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인 셈이다.

현대의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은 꽁꽁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이기 위해 직접 소 1000마리를 몰고 북으로 향했다. 분단 이후 멀어져만 가던 남북을 하나로 묶기 위해 기꺼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은 것이다. 뒤를 이은 정몽헌 회장 역시 모든 걸 쏟아부어 금강산 관광을 실현, 본격적인 남북 경협의 물꼬를 텄다. 이를 너무나도 잘 아는 현 회장은 두 사람의 뜻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현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은 분단의 장벽을 넘기 위해 자신이 평생 일군 현대의 자산과 역량을 금강산과 북녘에 아낌없이 투자했다"며 "남과 북은 정몽헌 회장이 모든 것을 쏟아붓고 결국 자신의 삶까지 희생하며 다져놓은 굳건하고도 소중한 인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uss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