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없었더라도 발발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대니 로드릭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국제정치경제학과 교수는 “중국과의 무역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정상적’ 방식이 상황을 악화시키기는 했지만 그는 전 세계적인 추세의 증상일 뿐이며 원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로드릭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성을 과대 평가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없었더라도 미·중 무역갈등을 유발할 원인은 무수히 많다”며 세계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정치·경제 강국 간 경쟁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직감’은 뛰어나지만 장기적 전략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끝까지 일관적인 입장을 밀고 나가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지 여 전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현재 무역갈등을 유발하는 ‘빅 스토리’는 중국의 부상”이라며, 무역전쟁은 주요2개국(G2) 간 그동안 억눌려 왔던 긴장이 발현된 것으로 앞으로 몇 년 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중국과의 전쟁을 무역 전쟁이라 부르지 않고 ‘경제 전쟁’이라 불렀다는 데 주목하며, “경제 전쟁이 정치 전쟁이 되고 실제 전쟁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로드릭 교수는 지금과 같은 다극적 세계에서는 어느 정도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중국은 자국 경제를 관리하는 방법을 제일 잘 안다는 자만심을 버려야 하고 서방은 중국의 자체적 경제 모델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만들어 낸 개방적 시스템에 그동안 무임승차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유럽과 미국의 정책적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해 ‘평화적 공존’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G2 간에는 더욱 뿌리깊은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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