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집중 매입에도 주가 제자리..경쟁사보다 상승률 낮아
금감원 종합검사와 일감몰아주기 조사, 발행어음 보류 부담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외국인 대량 매수에도 불구하고 바닥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증권가 안팎에선 발행어음이나 종합투자계좌(IMA)를 비롯한 신사업 인가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의 경영 실태조사가 예정돼 투자 매력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국내 증시 약세에 따른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0일까지 18거래일 연속 외국인 투자금이 순유입되고 있지만 주가는 제자리 행보다. 이 기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주식은 300만6338주. 전체 유통주식의 0.45%에 달한다. 외국인의 지분율도 11.83%에서 12.46%로 높아졌다. 외국인 지분율은 주당 1만~1만1000원에서 움직이던 연초 이후 최대다.
미래에셋대우의 최근 3개월 주가 흐름 |
하지만 주가는 52주 최저치 수준이다. 지난 1월 주식시장 호황과 실적 기대감에 장중 최고 1만1650원을 기록했으나 지난달 신저가인 7550원으로 주저앉았다.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화된 기간에도 주가 상승은 0.6%에 그쳤다. 이 기간 경쟁사인 NH투자증권은 11.3%, 한국금융지주 4.9% 상승했다.
결국 발행어음 및 IMA 사업이 장기간 보류되면서 성장성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부적으로 연내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로선 쉽지 않은 상황. 공정거래위원회는 박현주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이 그룹사 일감을 받아 외형을 키운 것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조사했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사업이 보류된 사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두 회사에 몰린 자금만 4조원 규모다. 연내 5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펀드, 부동산 등에 투자, 운영하고 투자 고객에게 2~3%대 이자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자금력이 늘어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증시가 대내외 악재로 가라앉은 것도 부담이다. 거래량이 줄면 전체 이익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위탁매매(Brokerage)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 회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840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9% 늘 것으로 보이지만 3개월전 전망보단 9.1% 낮아진 수치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외국인 주식 매입이 대거 이뤄졌지만 금감원 종합검사 대상에 올라 있고 일감 몰아주기 의혹, 신사업 정체와 같은 불확실성으로 경쟁사 대비 반등 폭이 미미했다”며 “당분간 위탁매매 이익이 줄어들 전망이어서 주가의 정체 현상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