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라인, 온세텔레콤 등 경영 혁신 이뤄내
"한국의 전통제조 기업, 제로 베이스에서 혁신 찾아내야"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4차 산업혁명으로 한국의 전통제조업은 혁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경영 혁신의 롤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국내의 손꼽히는 전문 경영인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김형석 전 드림라인 대표가 올해 초 철강 코스닥 기업 지엠알(GMR) 머티리얼즈 부사장에 영입돼 경영 혁신 실험에 나섰다.
김형석 지엠알 머티리얼즈 부사장은 "한국의 전통 제조기업은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제로베이스에서 혁신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
김형석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장기신용은행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드림라인 대표, 온세텔레콤 부사장, 범양건영 부사장, 대우 파키스탄고속버스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직업이 전문 경영인'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기업의 경영을 맡아 혁신을 이뤘다.
2015~2017년 2년동안 드림라인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기업 이익의 일정액을 임직원과 공유하는 팀별 성과급제를 도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이번에 경영에 참여한 지엠알 머티리얼즈는 한국의 전통제조업의 현실과 과제, 도전이 고스란이 묻어난다.
지엠알 머티리얼즈는 철강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철스크랩을 생산해왔다. 1985년 설립됐고 1997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흔히 '고철'로 불리는 철스크랩은 노후화된 자동차, 기계, 선박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며, 전기로 방식의 철강 공장에 투입돼 철근, 형강, 특수강으로 재탄생한다.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에 지엠알 머티리얼즈는 호황을 누렸지만 4차 산업혁명 진행으로 철강 대체 금속이 속속 등장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15년 매출액 553억원, 영업이익 1억원, 당기순손실 34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이 회사는 철스크랩 생산을 중단하고 국내에서 수집한 철스크랩을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에 수출하는 유통업으로 전환해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149억원, 영업이익 5억원, 당기순이익 3억원을 기록했다.
위기에 처한 한국 전통 제조업의 해법과 관련, 김 부사장은 "자라(ZARA) 같은 혁신 기업이 한국의 전통 제조업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자라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전통 의류기업은 '인간 디자이너'의 감각에 기반해 6개월 후의 트랜드를 예측하고 의류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허다했고 의류기업은 막대한 제품을 폐기처분했습니다. 그런데 자라는 매장을 찾는 고객과의 Q&A(질의응답)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비자 기호를 파악하고 제품을 생산합니다. 재고가 제로 수준이고 기업 이익은 급증할 수 밖에 없지요."
그는 "한국의 전통 제조기업은 기존의 경영 방식과 관점에서 벗어나 제로베이스에서 점검해야 한다"며 "지엠알 머티리얼즈의 SCM(공급사슬망관리), 유통 공정 등을 원점에서 분석해 개선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A(인수합병)도 대안의 하나"라며 "현금창출력이 있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큰 후보 기업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열 에너지 사업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전통 제조업 혁신의 롤 모델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