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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쪼그라든 4년 단기임대사업자.."과태료 내도 임대료 올린다"

8년 장기임대에 혜택 집중..4년 단기임대는 전세값 올려
연 5%이내 인상 규정 무색.."과태료 500만원? 내면 그만"
양도세·종부세 혜택 못받아 "과태료 내고 남은 혜택 포기"

  • 기사입력 : 2018년07월26일 06:25
  • 최종수정 : 2018년07월26일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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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 전세 재계약 시점이 다가온 A씨는 집주인으로부터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A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 집주인은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이에 따라 임대료를 연 5%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 지금 3억5000만원 짜리 전셋집에 살고 있는 A씨는 규정대로 1750만원만 마련한 상태. 하지만 집주인은 A씨에게 시세대로 6000만원을 더 올려달라고 통보했다. A씨는 집주인에게 주택임대사업자 규정을 설명했지만 집주인은 과태료를 내면 그만이라며 전세금을 올려주지 않을 것이면 집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분쟁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A씨는 결국 다른 집을 알아보기로 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사진=이형석 기자]

세제혜택이 줄어든 단기임대주택사업자들이 스스로 임대주택사업자 지위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태료를 내더라도 연 5%로 제한된 인상률을 훌쩍 넘겨 임대료를 올리는 것. 4월 이후 등록한 단기임대주택 사업자는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차라리 임대료를 올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임대료 인상률을 최대 연 5%로 제한한 주택임대사업자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연 5% 이상 인상된 임대료를 요구하는 주택임대사업자가 늘고 있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해당 주택은 임대료를 연 5% 이상 올릴 수 없다. 대신 양도소득세나 종합부동산세, 취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주택임대사업자는 4년 단기임대와 8년 준공공임대를 선택할 수 있다. 연 5% 이상 인상된 임대료를 요구하는 집주인은 4년 단기임대사업자다. 지난 4월부터 임대사업자로 등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세제혜택이 8년 준공공임대사업자에게 몰렸다. 이에 따라 혜택이 사라진 단기임대사업자는 굳이 '인상률 연 5% 이하' 규정을 지킬 필요가 없어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발표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임대사업자 세제해택을 대부분 8년 준공공임대사업자에게 주기로 했다.

임대사업자의 최대 혜택인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혜택은 준공공임대사업자만 받을 수 있다.

전용 40㎡이하 소형주택 1가구만 임대해도 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준공공임대만 해당된다. 다가구주택 재산세 감면도 8년 이상 임대해야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료 감면효과도 준공공 임대주택에 집중된다. 감면률은 8년 임대시 80%, 4년 단기임대는 40%까지만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이 외 단기임대사업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취득세(100~70%)와 재산세(100~50%) 감면이다.

4년단기임대, 8년준공공임대 혜택 비교 [자료=국토부]

한 임대사업자가 5억원(공시가격 3억원)에 전용 59㎡ 아파트를 매입했다면 취득세 500만원과 재산세 27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감면혜택을 받으면 취득세는 75만원, 재산세는 14만원으로 낮아진다.

이 임대사업자가 3억5000만원에 전세를 내놨을 때 같은 동의 다른 아파트 전셋값이 4억원이라면 총 339만원의 혜택을 포기해서라도 전세금 5000만원을 올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임대조건을 위반한 사업자는 1차 적발시 500만원의 과태료와 지금까지 감면받은 세금도 돌려줘야 한다. 두 번째 적발시 700만원, 세 번째 적발시 1000만원으로 과태료도 늘어난다.

하지만 1차 과태료 500만원을 납부해도 손해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서울 일부지역에서 민간임대로 등록한 주택임에도 불구하고 인상률 연 5%가 넘는 임대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단기임대로 등록한 민간임대주택은 1만4500여채다.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주택임대사업자 홍보에 적극 나서면서 다주택자 대부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는 했지만 새 계약 시점에 다가서자 차라리 과태료 처분을 받고 전세금을 올리겠다는 집주인이 많다"며 "과태료가 작은 탓도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주택임대사업자의 혜택을 8년 이상 임대하는 준공공임대주택에 집중하면서 단기임대주택 사업자들은 전세자금을 올려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유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단속 방법도 마땅치 않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이상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신고가 여의치 않다. 세입자는 집주인의 부당한 요구에 이사를 가거나 계약 후 신고를 할 수 밖에 없다. 주택임대사업자의 모든 계약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적발이 쉽지 않다.

주택임대사업자 과태료 부과 내용 [자료=국토부]

결국 피해는 힘없는 세입자에게 돌아간다. 세입자는 집주인이 연 5%를 넘는 임대료를 요구하면 집주인과 분쟁을 벌이던지 아니면 다른 집을 찾아 봐야한다.

A씨는 "다른 임대사업자 주택도 연5%가 넘는 5000만~6000만원 올려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낮은 가격에 재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 잘못"이라며 "집주인과 씨름을 하느니 차라리 다른 집을 찾아보는게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임대사업자는 전월세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모두 혜택을 주기 위한 제도"라며 "이를 불법‧편법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운영실태를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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