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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경제다] 산업현장 가보니.."뿌리 산업이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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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최저임금 곤란… 정책이 우릴 향했으면"
중소업체 청년일자리 지원 가뭄 "6개월째 지원 없어"
중국에 가격 밀리자 '제조업은 끝났다' 회의론 팽배

[편집자주] 한국경제가 벼랑 끝에 서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 일자리 현황판까지 걸고 고용 창출을 외치지만 고용지표는 악화일로다. 미국발 무역전쟁이 확산되면서 경제 버팀목인 수출도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그러나 정부는 일자리 생산주체인 기업에 활력을 주는 정책은 외면한 채 ‘소득주도성장’만 고집하고 있다. 경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정책을 펴야 문재인 정부가 힘을 받고, 한국경제도 살아난다. 이에 뉴스핌은 현장 르포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경제 회생의 길을 찾는 [이제는 경제다] 시리즈를 연재한다. 

[서울=뉴스핌] 오찬미 기자 = “일자리 나누기 좋습니다. 저희도 근로시간 줄여서 삶의 질이 올라가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구직공고를 내도 청년들이 지원하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일자리를 나눌 인재가 없습니다.” 

대표적인 제조업 단지인 인천남동공단 현장의 목소리다. 청년 인력을 구하고 싶어도 ‘힘든 일’이기 때문에 청년들이 지원하지 않는다는 게 현장에서 하소연하는 애로사항이다. 

“땡, 땡, 땡, 땡”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날, 인천 동막역을 나와 남동공단으로 향했다. 바다를 가둬놓은 길게 뻗은 유수지를 지나니 뜨거운 열기 아래 반짝이는 회색빛 컨테이너들이 눈에 들어온다. 'ㅅ‘형상의 낮은 지붕들이 옹기종기 붙은 공장들이 탁 트인 파란 하늘과 대비된다. 산업의 중심, 뿌리 산업의 출발지, 인천 서남쪽 끝에 자리 잡은 남동공단이다.

이곳 근로자들 대다수는 잿빛 작업복 차림에 주황색 일회용 귀마개를 꽂고 근무한다. 일감이 많을수록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는 요란하다. 철강 소재를 다루는 제조 공업단지인 만큼 소리 데시벨은 귀를 멍멍하게 할 정도로 높다. 열기를 품은 컨테이너들 안에는 공업용 선풍기가 묵묵히 돌아가고 있다. 목재, 철강 등을 가공하면서 생긴 분진이 빈 공간을 채운다. 컨테이너 천장에 달린 원자재 운반용 호이스트 기계가 노동자들과 동작을 맞춰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지난 1985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전경. [사진= 김학선 기자] 

 [이제는 경제다 시리즈]

15) 골목상권 보호 법안...국회갔지만 ‘감감무소식’

16) '예고된' 가계부채 부담...풍선효과 잡아라

17) '갭투자' 후유증 우려...DSR 관리 시급

18) 환율 1130원 위협, 자본유출·인플레 도화선

19) 일감줄고 일자리 줄고..위기의 건설업

20) 부동산 거래 급감에 자영업·지역경기도 흔들

21) 산업현장 가보니.."뿌리산업이 살아야죠"

22) 제조업 위기는 일자리 위기

23) 반도체 무너지면 '제2 IMF' 쓰나미 몰려온다

24) 중견·중소기업 "근로 현안 해결하는데 바빠 성장은 뒷전"

◆납기일 맞추려면 고용 더 해야 하는데… 6개월째 지원자 없어

“IMF(국제통화기금)위기나 세계 금융위기 때 외에도 저희처럼 작은 중소기업에는 사실 항상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회사가 이만큼 꾸준히 성장해올 수 있었던 것은 현장 노동자분들이 제 자리에서 정말 밤낮없이 열심히 일 해준 덕분입니다.”

올해로 29년째 남동공단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파이프 회사 임원은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현장에서 적용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우리 같은 1차 제조사는 납품기일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근로시간을 당장 줄이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며 “회사 근로자가 37명이라 2021년부터 주52시간 근로제를 적용받지만 지금도 고용이 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 근로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로자들도 정부의 방침은 안다. 노동시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라는 것 아니냐. 사실 나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다(웃음)”며 “모두 알고는 있지만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실화가 어렵다. 소기업들은 정말 힘들다.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넉넉히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업계 대표이사는 “올해 공장을 하나 더 신설했는데 현재 4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이라며 “3명 정도 더 뽑아야 하는데 지원자가 없어서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업은 최근 노동 인력 확충을 위해 처음으로 외국인 노동자 2명을 고용했다. 근무 시간 단축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근로자-사업자 관계 어색하게 만들어

이런 현실은 비단 한 업체만의 얘기가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이은 주 52시간 근로제는 요즘 중소기업에게 가장 고민이 큰 부분이다. 최근 임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현장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번에 급여 협상을 하면서 직원들이 급여 인상을 정말 강하게 요구했다. 내가 한 명 한 명 만나 얘기를 듣다보면 다들 사정이 힘들다”며 “임금 인상과 관련해 어쩔 수 없는 회사의 경영 현실을 얘기하면서 설득했다. 말로만 열린 경영이 아니라 우리가 월 매출 중 이익률이 얼마인지 다 보여주면서 10년 후에도 같이 생활하려면 서로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20일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원광파이프에서 직원들이 파이프를 차량에 싣고 있다. 2018.06.20 yooksa@newspim.com

뿌리 산업군은 경기 위축 여파를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곳이다. 인천 남동공단 노동자들의 근속기간은 최소 7년이다. ‘체감 경기가 바닥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는 얘기가 터져 나올 때에도 어렵지만 함께 견뎠다.

한 여성 근로자는 “이곳에서 15년쯤 근무했다"며 "회장님이 가족 같은 분위기로 직원들을 챙겨줘서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래도 이번에 전 직원들 월급이 조금씩 올랐다”고 말했다.

공단 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임금은 300만원대다. 물론 이들은 고강도의 경력직 노동자다.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좋지만 결국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몫이 줄게 되니 현장에서는 고민이 많다.

한 공단 관계자는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직원들의 실수령액이 줄어드는 게 문제”라며 “매월 생활하려면 최저생계비 외 문화 혜택도 누릴 만큼이 돼야 하는데 임금이 감소하면 여파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기업 대표는 "최근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월 상여금을 여기에 포함시킨 정부의 엇갈린 임금정책은 현장 근로자들과 사업자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최저임금에 상여금을 포함시키면 결국 받는 쪽에서는 조삼모사로 느껴지지 않겠느냐"며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는 쪽에서는 주던 상여금을 거둘 수도 없고, 최저임금을 올려주고 상여금을 포함시키면 관계를 만드는 데 어색해진다. 이런 정책은 우리를 위한 대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에 가격 밀리고 새 판로 확보도 불투명... '제조업은 끝났다' 회의론

대외적으로 중국업체에 가격 경쟁력이 밀리고, 대내적으로는 경쟁사가 늘어 납품가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도 문제다. 공단 관계자들은 납품업체 요구사항만 더 늘어간다고 한탄했다.

공단 관계자는 “파주, 포천 등 외곽 쪽은 더 심각하다"며 "그쪽 공단 대표들은 이제 ‘제조는 끝났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 정도로 경영 환경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역상들이 중국에서 값싼 완제품을 가져오고, 국내 소비자들도 요즘에는 홈쇼핑 등에서 저가품을 사서 빠르게 회전시킨다”며 “품질은 우리 것이 앞서도 요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시장, 판로 등에서 우리가 많이 밀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대표도 “중국 업체들의 영향이 정말 크다"며 "중국에서 완제품화 돼 들어오지 않았던 품목들이 지금은 국내에 다 들어온다. 원가 대비 인건비가 맞지 않은 기업들도 지금 많다”고 말했다.

그래도 꿋꿋하게 판로 개척을 향해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는 근로자들이 있어서 뿌리산업은 겨우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한 기업 임원은 “회사 식구들을 다 먹여 살려야 하니까 시대 흐름에 발빠르게 앞서서 뛰지 않으면 이제는 안 된다”며 “지금도 거래처를 더 확보하기 위해 현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회사의 경쟁력 제고는 어딜 가든 숙제다. "등이 가려운데 손이 안 가면 효자손을 빌리듯이, 메인 거래처가 있더라도 저희가 미해결 부분을 해결 해준다면 조금씩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한 뿌리산업의 현장 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경제는 굴러간다.

“위잉~ 위잉” 인터뷰를 하는 창밖 너머로도 인천 남동공단의 기계 소리는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ohnew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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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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