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ANDA칼럼] 트럼프와 김정은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얻은 것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한반도 비핵화는 북미관계 정상화 독립변수가 아닌 종속변수다

[싱가포르=뉴스핌] 이영태 특파원 = 북·미 적대관계 종식과 한반도 평화체제란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 송환 4개항에 합의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세기의 회담' 막을 내렸다.

한국과 미국의 보수세력과 주류 언론들은 이번 회담의 승자는 김정은이라며 공동성명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란 표현이 빠졌고 구체적인 시한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외교안보 전문가를 자처하는 교수나 학자들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 등이 언급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CVID란 표현을 거부해온 북한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과연 그럴까? '협상의 달인'을 자처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네오콘'을 대표하는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 등으로 짜여진 미국 협상팀이 북한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고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를 단순 명시하는 수준에서 합의를 해준 것일까?

그렇지 않다. 북한과 한반도 비핵화는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독립변수가 아니라 종속변수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미국과 한국을 정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체제 안전보장용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의지가 아무리 강하고 CVID를 하더라도 결국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인정해야 완성되는 문제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이 사실을 명징하게 방증한 것이 바로 이번 공동성명의 합의 순서다.

공동성명은 1항에서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두나라 국민들의 여망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수립할 것을 약속한다"고 명시하고 2항에서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한반도에서 영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비핵화는 3항에서야 거론된다. 3항은 "2018년 4월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명시했다.

판문점 선언은 1항과 2항에서 남북관계 정상화를 먼저 거론한 뒤 3조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4항에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고 적시했다.

이어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며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고 명기했다.

즉 1950년 6·25전쟁 이후 지속돼온 한반도 대결구도(정전체제)를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남북미 간 관계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3국 정상이 인식하고 공동선언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북미 정상은 이를 확인하듯 공동성명 서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새로운 관계 수립과 한반도에서의 영속적이고 굳건한 평화적 정권 건설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포괄적이고, 심도 있으며, 진지한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안전 보장을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확고하고 변함없는 그의 약속을 다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CVID 등을 명시하지 않은 공동성명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했다는 것은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는 대신 김 위원장으로부터 확실한 비핵화 약속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실험장 폐기 언급, 북한판 마샬플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실리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해석하면 김 위원장으로서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 결과를 북한 주민들에게 당당하게 발표할 수 있는 명분과 미국·한국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해 경제발전에 집중할 수 있는 실리도 챙겼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트럼프와 김정은 가운데 누가 더 많이 얻은 것일까? 승자는 없다. 다만 북미정상이 공동성명 4항에서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의 즉각적인 송환을 포함, 전쟁포로와 실종자의 수색을 약속한다"고 합의한 것을 보면 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자신을 정상국가의 원수로 인정해준 것에 대한 선의의 표시가 아니었을까?

북미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방문한 싱가포르에서 만난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은 예상보다 잘 된 것으로 평가한다. 북한 비핵화 등에 대한 합의수준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으나 협상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름대로 '트럼프식 살라미 전술'을 활용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일단 큰 틀에서 합의를 하고 향후 후속 협상을 통해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문제 등을 하나씩 풀어가겠다는 전략이라고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합의를 통해 최소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