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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대담] 이종석 전 장관 "北, 박정희 시대 '고도성장' 뛰어넘을 수도"

기사입력 : 2018년05월10일 12:02

최종수정 : 2018년05월11일 01:36

이 전 장관, '북미회담 전망' 특별대담
“북미수교 이후 매년 15% 성장 가능"
"北 개방 조치로 10~20년 경제개발"

[성남=뉴스핌] 황남준 논설실장 = "물밑 협의 내용보다 기술적 문제 때문에  시기와 장소를 못잡고 있다."

"큰 틀에서 합의가 됐다면 미세조정에 걸리는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아직 발표하지 못하는 것은 기술적 문제 탓으로 분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방중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2차 입북에 대해서는 미국의 요구 확대와 북한에 대한 반대급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이해했다.

이 장관은 특히 최근 북미 사이에 입장 차이가 큰 것으로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내놓은 비핵화 관련된 틀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PVID라고 불릴 만큼 자신감을 보여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 “종전선언은 올해 안에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말이나 그 다음해 비핵화가 완료되기 직전이나 같은 시점에 평화협정이 체결돼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6일 성남 세종연구소 연구실에서 황남준 뉴스핌 논설실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8.05.06 kilroy023@newspim.com

이 전 장관은 특히 북미간 비핵화 타결 방향에 대해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목표와 검증 방법과 수단을 명시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북미수교, 평화협정 등을 그것들과 맞바꾸고 경제제재 해제도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를 맞바꾸고 나면 이행 로드맵이 있어야 하고 그 이행 로드맵도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런 과정에서 반대 급부가 확실히 주어지면 (비핵화)단계가 크게 굵게 잘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연내 북핵 사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평화체제속 북한의 경제발전 방향과 속도를 묻는 질문에 “중국식 경제발전 모델을 따라갈 것”이라며 “박정희 시대의 고도성장을 능가할 것이고, 매년 15% 정도 경제성장이 최소 10~20년 동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방중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재 입북에 대해 “미국이 요구하는 영구적 핵 폐기와 대량살상무기 폐기 등에 대해 북한이 요구하는 반대급부를 교환하는 시점과 방법에 대해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최종 조율과 마무리 작업을 위해 북한에 간 것으로 이해된다”고 분석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인터뷰는 지난 6일 오후 성남 세종연구소에서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됐으며 최근 상황변화를 반영해 9일 전화 인터뷰를 추가했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6일 오후 성남 세종연구소 연구실에서 황남준 뉴스핌 논설실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8.05.06 kilroy023@newspim.com

미국 “완전비핵화 후 제재 해제”--- 북한 “동시적 단계적 조치 요구”

- 김정은 위원장이 극비리에 방중했다. 40여일만에 두차례나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남북정상회담 전에 중국 갔듯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가는 의례적인 것으로 봐야 하나? 아니면 북미 사전 조율이 힘드니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봐야 하나?

▲ 다목적인 것 같다. 북미정상회담 전에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기로 했다. 비핵화 이후 한반도 '신안보질서'가 형성되면 안보 상황에서는 비핵화와 평화질서로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정치외교적으로 북중관계의 중요성을  회복하는 맥락속에서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이 이뤄졌다.

큰 틀에서 의제가 확장되고 미국이 북한에게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 압박을 가하다 보니 중국정부와 시진핑 주석에게 자기생각을 조율한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이 전화통화를 했다. 시진핑 주석이 양쪽 상황을 이야기를 하며 조율한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튼 의제와 관련된 부분을 이야기 했을 것이라 본다. 방중은 남북정상회담후 어느 시점에 결정됐을 것이다.

- 핵폐기 방법과 관련 김 위원장이 전향적으로 나오니까 미국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거기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는 추측도 가능한데?

▲ CVID, PVID는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이 전략적으로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미국이 요구하는 것이 넓어지니 무엇을 언제 줄 것인가, 그런 것들을 조율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CVID, PVID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북한의 완전 비핵화가 돼야만 제재압박을 푼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것은 일방적으로 북한이 먼저 포기한 다음에 미국이 줄 것 줄 수 있다는 맥락과 같다. 이에 대해 북한은 동시적 단계적 조치하자는 것 아닌가. 내막은 모르겠지만 어떤 이견이 있고 그런 조율을 하지 있는 것 같다.

-반대급부에 대한 이견이 있다고 봐야하나?

▲ CVID건 PVID건 그것에 대한 반대급부와 그것을 교환하는 시점, 방법에서 이전에 합의가 되지 않았다면 그런 얘기를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얘기를 했을 것이다. 큰 틀에서 지금 돌아가는 것이 부정적이지 않다.

-폼페이오 재방북, 의제 조율과 상관있다고 보나?

▲평양에서 최종적인 조율을 하고 나오면서 발표 같은 게 이뤄지지 않을까. 양국이 확정된 날짜를 조선중앙TV도 밝히는 형태가 될 것 같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6일 오후 성남 세종연구소 연구실에서 황남준 뉴스핌 논설실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8.05.06 kilroy023@newspim.com

김 위원장, 폼페이오 만나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밝혔을 것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게 트럼프식 이벤트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북미간 의제 협상에서 합의가 안돼서 그런 것인지 궁금하다.

▲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전 3~4주 후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거라고 이야기했는데 조금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경우에 일반적인 정상회담과 달리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날짜와 장소가 굉장히 중요한 상징성을 갖게 됐다.

과거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해본 경험에 따르면, 날짜와 장소를 잡았다고 해서 의제가 다 조율된 것은 아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경우 날짜와 장소가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시간과 장소가 확정되면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가 다 조율됐다고 인식되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는 (물밑 협의) 내용에 다툼이 많아서 시기와 장소를 못잡기 보다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큰 틀에서 합의가 됐다면, 미세조정에 걸리는 시간은 큰 의미가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이다.

-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하고 난 뒤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서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로 바꿔 말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입장이 바뀐 것인가, 둘의 차이점이 큰가?

▲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체제안전에 대해 개런티를 명확히 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북한의 양보만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비핵화를 위해선 개런티를 해주고 북미 수교도 있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관련해 굉장히 과감하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여 지고 있다. 그런 이유는 미국으로부터 과감하게 받고 싶어 하는 것도 있기 때문으로 보여 진다. 그런 과정 속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나 조율하면서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밝혔을 것 같다.

김정은 위원장이 내놓은 비핵화 관련된 북한의 틀이 결국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PVID라고 불릴 만큼 자신감을 보여줬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조건부지만 명료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런 자신감에서 언급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 폼페이오가 추가적인 욕심을 내서 이야기를 했다기보다는 북한이 보여준 의지를 폼페이오가 읽어서 북한에 대한 희망을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본다.

PVID는 북미 정상회담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CIVD든 PIVD든 보다 철저하게 비핵화를 하고 싶다는 뜻이다. 북한 비핵화라는 말이 그 안에 다 들어가 있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라는 말에 북한의 모든 핵무기가 없어진다는 그런 말이 내포된 것인데 서로를 못 믿으니까 CVID나 PVID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사실은 이런 표현들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칠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용어가 없더라도 당연히 불가역적이고 완벽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돼야 한다. 현재의 긴장관계 해소하기 위한 면피용으로 대충 비핵화하자는 건 아니다.

- 평화협정 체결이 연내 가능할까? 내년 이후로 전망하는 견해가 많은데?

▲ 혼선이 발생하는 것은 판문점 선언 합의문에 콤마(,) 하나가 찍히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4.27 판문점선언' 중 제3조 제3항에는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고 명시하고 있다.

그 가운데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다음 부분에 콤마를 넣지 않아서 생긴 혼선이라고 생각한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 나가기 위한 회담을 추진해나가기로 한 게 올해 안이다. 그런데 합의문에 콤마를 안 찍다 보니 올해 안에 종전 선언도 하고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돼 있다.

종전협정은 올해 안에 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일은 장담 못하지만 종전협정이라는 것은 북한도 조기에 체결하려 할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 북미 간 비핵화 대타결을 할 때, 이행 시기를 가급적 단축하자는 데 서로 의중이 맞아 떨어져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이유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말 재선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 비핵화가 국제사회의 본직적인 목표라면 북한 입장에서 비핵화의 조건은 체제안전보장인데, 미국에게서 그것을 보장받는 ‘신(新) 안전보장체제’ 수립이다. 

신안전보장체제가 되려면 북미 수교가 돼야 한다. 안되면 평화협정은 종잇조각이나 마찬가지다. 그것과 함께 평화협정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말한 이유가 안보환경이 경제발전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화협정, 종전선언을 했다고 해서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니다. 의미를 갖기 위해선 평화협정이 실현될 수 있는 환경과 새로운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비핵화의 종점쯤에 와 있을 것이다. 내년 말이나 그 다음해 정도엔 평화협정이 체결돼 있을 것이다. 어디선가 1년 6개월 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은 비핵화가 완료되기 직전이나, 비핵화와 (시점이) 같이 가지 않겠나 보고 있다.

비핵화가 최소한 내년 후반이나 그 이후가 돼야 그런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내가 낙관적이지만, 현재 (남북과 북미관계가) 내 생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전되고 있기 때문에 이 예측이 맞을 수 있을지는 확답하기 힘들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6일 오후 성남 세종연구소 연구실에서 황남준 뉴스핌 논설실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8.05.06 kilroy023@newspim.com

북미 정상회담, 본격적이고 대담한 합의 이뤄질 가능성

-북한의 비핵화, 몇 단계로 어떤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는지?

▲ 북미간 비핵화가 타결된다면, 내가 상상하는 그림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원하는 목표와 비핵화를 정말 완벽하게 검증할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이 거기에 명시하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북미수교, 평화협정 등의 형태로 그런 것들을 서로 맞바꿀 것이라고 본다. 물론 경제제재의 해제도 포함될 것 같다.

이를 맞바꾸고 나면 이행 로드맵이 있어야 된다. 그 이행 로드맵도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 말은 사전 조율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나는 굉장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북미 정상회담에선 보다 본격적이고 대담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단계마다 경제적 보상이 들어가는 건가. 일각에선 핵검증에 대한 단계와 경제적인 보장, 평화안전체제 구축이 맞물려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예측하기가 정말 어렵다. 우리는 단계적인 조치를 생각하고 있는데 단계가 몇 개 안되게 만들어질 수 있다. 오히려 북한이 정상회담 장에서 혹은 직후에 '우리가 가진 핵무기 시설이 여기 있다'고 리스트를 선뜻 내고 ‘빨리 와서 다 보라’고 하면 단계가 확 줄어든다. 여기에 '보고 나서 더 볼 곳이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고 까지 하면 여러 단계가 한꺼번에 압축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반대 급부가 확실히 주어지면 (비핵화)단계가 정교하게 자잘하게 나뉘는 게 아니라 크게, 굵게 갈라질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종전 체제와 평화협정 가는 길에 비핵화 이슈가 압축적으로 일어난다면 비핵화 수준이 10정도 나갈 때 평화협정 문제가 9정도 나가는 게 아니라 워낙 짧은 시간에 앞서거나 뒤서거나 할 수 있다. 기간이 짧아진다면 비핵화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정상회담에서나 그 직후에 리스트가 나올 수도 있다. 장담 못하지만 북미 정상회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연내 북핵 사찰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 미국이 어떠한 반대급부를 줄 것인가에 있다.

-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같은 경우는 북한이 쉽게 던질 수 있는 것 아닌가.

▲ ICBM 문제도 미국이 나름대로 어떤 반대급부를 줄 것인가에 달려있다. ICBM 문제는 북한이 평화적 이용권리 주장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 미국이 '북한이 인공위성 쏘는 문제를 어떻게 (용인)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돼야 한다.

핵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어떻게 주장하는 문제와 연관이 있다. 이를 전제로 하면 ICBM 문제 역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ICBM 출처 등을 빠른 시간 내 선제적으로 밝힐 가능성이 있다.

이를 기싸움 하면서가 아니라, 큰 틀에서, 반대급부로 북한이 살아갈 수 있는 경제조건들을 준다면, 그리고 체제안전보장 관련해서 미국도 보다 통 큰 판단을 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아마 그런 식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작은 것을 가지고 사소하게 기싸움 할 것 같지는 않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황남준 뉴스핌 논설실장이 인사하고 있다. 2018.05.06 kilroy023@newspim.com

北 경제개발, 1차~ 4차산업 융합적 복합적 방식으로 진행될 것

- 남북정상회담에서 세계가 놀랐던 부분이 도보다리 대화라고 본다. 거기서 북한 경제발전 모델에 대해서 '베트남식'을 언급한 게 아닌가하는 추측도 있다. 베트남 모델은 더 개방적이고 덜 자본 통제적인 모델이라고 하는데, 북한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생각은?

▲나는 이전부터 북한이 중국식 경제모델을 따라 갈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베트남 경제모델과 중국식 경제모델을 나눠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세부적으로 미세한 부분을 추적하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경제규모로 본다면 중국이 대국이고 중국 모델을 벤치마킹한 게 베트남이다. 북한에게 가장 좋은 것은 자기 체제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전통적인 권위주의 국가에선 경제가 성장해서 부가 축적되면 국민들이 민주화 요구를 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했다.

중국이 지난 30년간 고도성장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이 10~20년 전보다 약해졌다고 말할 근거가 없다. 큰 틀에서 '왜 김정은이 지금 개방을 하려하고 고속성장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가'하면 중국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중국 시진핑이 집단지도체제속에서 개인 권력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나가고 있지만 북한은 거기에 비하면 유일 체제다.

많은 중동 국가들이 세습 체제이고 1인 절대국가지만 무너지지 않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도하는 조선 노동당이 고도 경제성장을 해나가는 북한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기본은 결국 중국모델이다. 공산당 체제 아래서 고속성장을 하면서 공산당이 약화되지 않는 것이 그가 가지고 있는 꿈인데 그걸 중국 공산당이 보여준 것이다. 김정은 시대의 북한은 베트남보다 더 전격적일 수 있다. 북한이 미국과 수교한다면, 베트남은 지난1995년 수교를 했지만, 북한은 역사와 시장이 진전된 속에서 경제성장을 하기 때문에 베트남보다 전격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북한은 비핵화를 하는 대신 미국에게 반대급부, 일종의 경제적 대가를 받을 것이고, 일본으로부터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보상도 받을 것이다. 한국으로부터 철도 도로 등 SOC 시설, 대대적 경제적 금융적 지원 등도 받는다. 또 국제기구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과의 경제적 지원 및 협력 등도 예상된다. 경제개발정책 추진을 위한 여건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획기적으로 좋은데?

▲ 북한이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는 경제 자원, 특히 노동력의 우수성은 개성공단에서 입증됐다.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식품 등 경공업 수준도 높다. 여기에 다른 저개발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IT 능력도 최고 수준이다. 북한이 마음을 먹고 핵을 포기하고 미국이 북미수교를 하고 적대관계를 해소하면 북한은 안정보장체제와 경제발전까지 얻을 수 있다.

-북한이 경제개발을 했을 때 잠재력, 확장능력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 나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고도성장을 북한이 능가할 것이라고 본다. 나는 경제학자들이 대부분 북한 경제를 비관적으로 볼 때 그렇지 않다고 봤다. 매년 15% 정도 경제성장이 최소 10~20년 동안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그 다음 10%대로 떨어지겠지만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압축성장 뛰어넘는 '빅뱅 성장'이라고 보는 건가.

▲우리보다 좀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북한이 가진 경제자원이 어마어마하고 거기에 IT 실력도 있다. 이런 것들이 뒤섞여서 1차산업부터 4차산업에 걸쳐 경제발전이 한꺼번에 (융합적으로) 일어나는 방식이 될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북한 경제에 대해서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 건설 부분이 일어난다는 것은 경제발전이 시작됐다는 증거다. 나는 매번 달라지는 것을 보고 있는데 일부 경제학자들은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한다. 국경을 가서 보면 생각이 달라지는데 말이다. 이영훈 박사가 북한의 저축은행에 달러를 맡기면 이자가 점점 늘어난다고 말했다. 경제가 일정하게 성장하지 않으면 이자가 높아지기 힘들다. 그런 것에 대한 경제적인 통계 수치는 없지만 내부 경제 상황이 계속 나아지니까 가능한 이야기다. 지금도 쌀값이나 기름값도 안정됐다고 하니 미스테리다. 이렇게 고강도 경제 압박 속에서도 그런 상황이 펼쳐지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경제 특구를 22개나 만들었다고 하는데?

▲기존에 나진·선봉, 신의주·단둥, 개성공단, 금강산 지역 등에 경제특구가 있다. 과거에는 평양에 떨어진 데서 돈만 벌어가지고 오는 식, 자본주의가 북한 내부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전면적인 시장 경제, 경제 개방을 하려고 2013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2개의 경제개발특구를 만든 것이다.

과거에는 평양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경제 특구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확산지향형‘으로 전국 도처에 모범적인 경제개발 특구를 만들고 있다. 2014년부터 '스필 오버(spill-over·넘쳐 흐름)' 식으로 바뀐 것이다. 그 결과 북한의 시장 경제 개방정책이라는 것 자체가 단순한 의지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준비돼 있다고 생각한다. 옛날처럼 우리가 까칠하게 압박하면서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오히려 경제개방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우리에게) 물어볼 자세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사드문제, 한반도 평화 시점까지 논의가 유보 바람직...전작권 환수는 준비해야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주한미군 이야기가 간혹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사드, 전시작전권 반환, 그리고 유엔연합사 해체 문제 등이 일정시점이 되면 거론될 것으로 보이는데? 

▲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게 되면 주한미군이나 한미동맹 문제는 해결된다. 유엔사는 당연히 해체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일부는 유엔사 해체되면 주한미군 주둔 명분에 문제가 된다고 하는데 상관없는 일이다.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간 문제로 두면 된다.

사드 문제에 대해선 미국이 전략적인 틀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어쨌든 사드 문제는 언젠가는 제기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 아니다. 한반도 비핵화가 실천되고 평화가 오는 시점까지 사드 문제는 논의가 안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 뒤에 논의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전작권 문제는 핵문제가 해결된다면 가속화돼야 한다. 지구상에서 주권국가가 전시작전권을 다른 나라에 넘긴 경우는 우리나라뿐이다. 어느 특정 지역, 분쟁 지역에 군대를 파견한다고 하면. 나토가 회원국들에게 군대를 차출하면 파견된 군사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나토군에 준다는 것이다. 전시작전 통제권은 정말 우리가 준비해서 가져오면 되는 것이지, 여러 조건을 전작권 환수 조건으로 붙이는 것은 좋지 않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때는 핵문제가 있는 한 전작권 환수가 안된다고 했다. 

-종전선언하면 서두르지 않겠나?

▲ 종전협정이나 평화협정하면 빠른 시일 내 가능할 수도 있다. 전작권 환수 문제는 체계와 기술 문제들이 있다. 그러다보니 한반도 정세 변화가 빨리 좋은 방향으로 가도 전작권 환수가 시간적으로 딱 맞춰가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준비가 어디까지 됐는지 모르기 때문에 말 못하지만 빠른 시일 내 하면 좋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6일 오후 성남 세종연구소 연구실에서 황남준 뉴스핌 논설실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8.05.06 kilroy023@newspim.com

-2020년말까지 핵폐기가 가능할까.

▲ 단계가 굵게 잘라지지, 자잘하게 잘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특별사찰 등을 먼저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정말 비핵화 결심했다면 못할 이유가 없지 않냐.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됐을 때 모든 이행이 과거보다 빠를 수 있다. 특별사찰도 어쩌면 연내에도 가능할 수도 있다. 

-2020년이 데드라인으로 볼 수 있는데, 그때까지 불가역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겠나?

▲ 북미수교가 그 때까지 돼야 하지 않겠냐.

-앞으로 상황 자체가 급박하고 변하고 흥미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 같은데?

▲ 그럴 것 같다.

wnj777@newspim.com, 정리= 조정한 장동진 기자( giveit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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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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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김호중 "구속심사 일정 미뤄달라"...법원 기각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수 김호중 씨가 공연 일정을 이유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김씨 측 요청을 기각했다. 김씨 측은 23~24일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위해 기일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예정대로 오는 24일 오전 11시30분부터 김씨의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 소속사 본부장 전모 씨,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지하주차장을 통해 취재진을 따돌린 김호중은 오후 4시 경 2시간 가량의 조사를 마쳤으나 경찰이 '비공개 출석' 특혜논란으로 지하주차장 이용을 불허하자 귀가를 거부해왔다. 2024.05.21 choipix16@newspim.com 전날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임일수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소속사 대표 이씨는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매니저에게 경찰에 대리 자수하라고 지시하고, 본부장 전씨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폐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고 당일 김씨의 만취 운전 증거를 확보했지만, 뒤늦은 측정으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음주운전 대신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조직적·계획적인 증거인멸·범인도피 사법방해행위로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우려도 큰 만큼, 서울중앙지검은 경찰과 긴밀히 협조하여 엄정하게 대응해왔으며, 향후 수사에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4-05-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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