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기 국가로서 대화 원해"
"미국, 비핵화 테이블에 올릴 준비돼야"
[뉴스핌= 이홍규 기자] 미국과 북한이 대화 용의를 밝혔지만, 양측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북한과 미국이 대화 의향을 표명하자마자 양측이 완고하게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전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랄프 코사 태평양 포럼 소장은 "북한은 언제나 미국과의 대화는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며 "사실 그들은 하나의 핵무기 국가로서 다른 국가와 대화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AP> |
이어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테이블에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면 기꺼이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며 "따라서 양측은 대화할 의향이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평창동계올림픽에 방문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북한 측 고위급 대표단을 비밀리에 만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 측이 막판에 취소하면서 불발됐다.
이에 대해 코사 소장은 "이는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어려운 점"이라며 "그들과 대면하려 하면 그들은 두려워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더 대결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제안을 한다면, 그들은 이를 이용해야 할 약점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많은 분석가는 북한이 대화 시작을 위해 핵무기를 포기하기로 약속해야 한다면 결코 대화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브리짓 코긴스 정치학 부교수는 "북한이 평화적으로 비핵화할 조건이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돌파구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 용의를 밝힌 데 대해 "우리도 대화를 원한다"면서도 "올바른 조건 아래에서만" 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바른 조건'이 무엇을 뜻하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확실히 해두자"며 "비핵화는 북한과의 모든 대화의 결과가 돼야 한다. 그때까지 미국과 전 세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막다른 상황에 다다랐다는 것을 알리는 걸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대표는 미국의 최종 목표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라고 암시하기도 했지만, 대화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에 기반해 시작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정부 내 대표적 대화파로 불린다.
그는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 중단은 좋은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성 없는 신호가 대화의 걸림돌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외교 전문 매체 디플로매트의 안킷 판다 시니어 에디터는 "행정부는 대북 정책에 대해 한 권의 책을 읽고 있는 게 아니다"며 다른 관료로부터 각기 다른 접근법을 듣는다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