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민지현 기자] 영국 경제분석 전문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의 민주주의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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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미국 비지니스인사이더(BI) 등 외신에 따르면, EIU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 민주주의 지수' 보고서에서 발표했다.
EIU가 지난해 전 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유에 대한 연간 평가 결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난 몇년간 순위가 올랐지만 2017년에는 7개의 지역 중 가장 크게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지역은 8.56점, 서유럽과 남미지역이 각각 8.38점과 6.26점을 받은 가운데, 아시아는 5.63점을 받은 것이다.
EIU는 매년 각국의 민주주의를 ▲선거과정(Electoral process and pluralism) ▲시민자유(Civil liberties) ▲정부기능(Functioning of government) ▲정치참여 (Political participation) ▲정치문화(Political culture)의 다섯가지 분류로 나눠 조사한다. 5개 분류로 나눠 조사한 결과에 따라 각국은 '완전한 민주주의', '결함이 있는 민주주의, '혼합체제', '권위주의적인 정권'의 4가지 정부로 나뉜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직 호주와 뉴질랜드만이 지난해 '완전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다. 반면 아시아의 두 신흥국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보수적인 종교 이데올로기로 인해 민주주의 점수가 크게 하락했다. 인도는 2016년 32위에서 42위로 하락했고, 인도네시아는 68위에서 48위로 하락했다.
EIU는 "아태지역 국가들이 글로벌 민주주의 순위에서 하위권에 속하게 됐다"며 "특히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보수적인 종교 이데올로기가 부상하면서 상당한 후퇴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시행된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 주지사가 이슬람 경전 코란 모독 혐의로 연행됐다. 이 사건은 인도네시아 시민 자유에 큰 타격을 입혔다. EIU 보고서는 "인도네시아의 신성 모독 법이 종종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2017년 소수 계급인 이슬람 교도들과 카스트 제도에서 최하 계급에 속하는 달리트 주민들로부터 군중 폭행이 벌어졌다.
또한 보고서는 "2017년 미얀마와 캄보디아는 (2016년과 비교했을때) 권위주의가 깊게 자리잡았다"며 "중국과 북한, 라오스는 언론의 자유가 없는 상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Newspim] 민지현 기자(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