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미국 국무부 장관 렉스 틸러슨과 러시아 외무부 장관 셀게이 라브로프가 북한과 우크라이나 등 갈등지역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지만 불협화음만 높아지고 있다.
해가 바뀌기도 전에 벌써부터 미-러 간 골이 깊어지는 꼴이라 2018년은 글로벌 긴장이 높아지는 해로 예상된다.
◆ 미-러 불협화음, 세계 만방에 재확인
27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등에 따르면, 이날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틸러슨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과 통화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려 줄 것을 촉구하자 러시아측은 미국이 북한과의 갈등 고조를 그만둘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중동의 시리아 문제에서도 미국과 러시아는 좁히기 힘든 입장차를 확인했다. 시리아 지도자 바사르 알 아사드에 대해 미국은 궁극적으로 바사르 알 아사드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러시아는 바사르 알 아사드 정권을 옹호했다.
틸러슨과 라브로프간의 전화통화는 아시아, 유럽, 중동에서의 핵심 갈등지역에 대한 양국의 불협화음만 키우고 이를 세계 만방에 알리는 꼴이 된 셈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러시아와의 긴장완화를 위한 회담에서 러시아와 대화하는 것은 마치 '라디오와 얘기하는 것 같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해가 바뀌기도 전에 미-러간의 깊은 골이 확인되면서 2018년은 글로벌 긴장이 고조되는 한 해로 예상된다.
◆ 인내가 필요한 외교, 대화 통한 신뢰 구축 필요
외교란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되고, 원래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굳히는 인내가 필요한 장기적인 활동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1차 세계대전을 연구하는 역사학자 마가렛 맥밀란은 "흔히 그리고 굉장히 위험한 평가이지만 외교는 시간 낭비라는 말이 있다"면서 "하지만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외교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국가간에는 신뢰가 없으면 언제나 갈등이 있기 마련인데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불행이 찾아오는데, 그 일례가 평화를 지키기 위한 군사적 조처가 결국은 1차 세계대전을 촉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밀란은 "한 쪽에서는 방어적 조처라고 볼 수 있는 것도 방향을 바꾼 상대의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갈등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시리아 문제에서 입장에 따라 동일한 행태나 조처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