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호·정회동·최방길·김봉수 등 물망
[뉴스핌=조인영 우수연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의 연임 고사로 시장의 시선이 차기 회장 후보 물색에 집중되고 있다.
황 회장은 재임 기간동안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로서 업계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하고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와 기업신용공여제도 개선, 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도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황 회장이 지난 4일 "새정부와 결이 다르다"며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당장 이달로 예정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어떤 후보들이 오를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가장 먼저 정회동 전 KB증권 사장이 출마의사를 직접 밝힌 데 이어 업계 안팎에선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 김봉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후보로 거론한다. 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회동 전 KB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 |
5일 정회동 전 사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출마선언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체된 한국경제에 신성장동력을 이끌어내 재분발하는 계기를 금융투자업계가 앞장 서 끌고 나가겠다는 각오로 뛰겠다"라고 출마의지를 밝혔다.
향후 포부에 대해선 "중소기업, 모험자본 발굴과 자금공급, 컨설팅 능력은 1금융권 보다 2금융권이 훨씬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한국경제 특유의 끼를 살려나갈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해 자연스럽게 이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956년생으로 용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흥국증권과 NH투자증권, IM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업계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CEO를 역임한 증권사마다 IB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실적을 끌어올려 IB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앞서 2015년 협회장 선거 당시 출마선언을 했으니 준비부족을 이유로 포기한 바 있다.
최방길 전 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도 지난 선거전에 이름을 올렸던 만큼 이번 선거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 전 부회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나이도 있고 번잡한 게 안맞아 조용히 지내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이라며 "(출마에 대해) 얘기할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최 전 대표는 1951년생으로 경희대 법학과를 나왔다. 신한은행에 오래 몸 담은 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신한금융그룹 회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에 도전한 바 있다.
업계는 현직 최고경영자(CEO) 중에서도 출마 가능성을 보고 있다. 내년 초까지 임기를 마무리짓는 CEO 중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물망에 오른다.
유 사장은 지난 2007년 CEO로 임명된 후 11년째 연임에 성공한 명실상부 장수 CEO다. 지난 10여년 간 조직을 이끈 리더십과 운영능력을 인정 받아온 만큼 내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황영기 회장의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자연스레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유 사장 본인이 협회장 출마에 고사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데다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IB 원년을 새롭게 다지기 위해 인력과 조직 안정에 최우선을 기해야 하는 만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유 사장도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앞두고 바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김봉수 전 거래소 이사장과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대표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황영기 회장이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내세우며 초대형 투자은행(IB),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시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은 "최근 자본시장법, 의식, 참여기업들에 대한 준비성을 보면 황건호-황영기로 이어지는 이 시기가 굉장히 중요했다"면서 "황건호 회장 땐 자본시장 육성법을 의지있게 풀었고 황영기 회장은 초대형 IB 육성, 모험자본, 기업금융에서의 IB 역할을 강조했다. 차기 협회장도 이런 성향의 인물들이 와주셔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투협회장 선거는 이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확정하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회추위는 2주 안으로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을 시행하고 최종 후보자를 가려낸다. 이어 다음달인 1월 말 회원사들의 직접투표를 통해 최종 협회장이 선출된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우수연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