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세 자릿수 하락..8일만에 반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공화당 상원이 법인세 인하를 2019년까지 연기하는 내용의 세제개혁안을 내놓으면서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망감에 강한 저항을 보였던 뉴욕증시가 이번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2개월래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01.42포인트(0.43%) 하락한 2만3461.9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9.76포인트(0.38%) 내린 2584.6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39.07포인트(0.58%) 떨어진 6750.05에 마감했다.
장중 한 때 200포인트 가량 급락했던 다우존스 지수가 낙폭을 일정 부분 축소했지만 이날 하락은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할 만한 조정이라는 것이 월가의 평가다.
현행 35%의 법인세를 20%로 인하하는 세제개혁안으로 기업 수익성과 경제 성장이 호조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꺾이면서 ‘팔자’가 쏟아졌다.
올들어 세 개 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만 26차례에 이르는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 악재가 불거지면서 주가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주가 하락이 단기적인 움직임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갑작스러운 심리 냉각이 가파른 조정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없지 않다.
증시 변동성도 큰 폭으로 뛰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한 때 20% 치솟은 뒤 상승폭을 10% 선으로 축소했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마크 케프너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공화당 내부에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투자자들은 법인세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BTIG의 케이티 스톡턴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당분간 주가 상승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극심한 과매수 영역에 진입한 기술주를 중심으로 비중을 축소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실제로 S&P500 지수의 IT 섹터가 연초 이후37%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 전체 업종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크본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 하락에도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인 아이셰어 아이복스 하이일드 회사채 ETF가 최근 1개월 사이 1.6% 하락했고,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운용하는 ETF 역시 가격이 7개월래 최저치로 밀린 상황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크본드의 약세가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종목별로는 백화점 업체 메이시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호재로 하락 장에서 10% 가량 폭등했고, 오피스 디포 역시 실적 호조에 힘입어 7% 선에서 상승했다.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로쿠는 상장 후 첫 발표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데 따라 50% 이상 치솟았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둔 월트 디즈니와 뉴스코프가 각각 1% 선에서 상승했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9월 도매재고가 전월에 비해 0.3% 증가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3만9000건을 기록해 전주 대비 1만건 증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