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抛=지점장 포기' 세대 일컬어...금융환경 급변
[뉴스핌=김연순 기자] 취업난 등으로 20~3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삼포세대(三抛世代: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세대), 오포세대(五抛世代:3포+집+경력)란 말이 유행합니다.
이런 말들에 빗대 은행권에서는 '마포세대'를 말합니다. 무엇일까요?
'마포'란 영문 MA와 한자 抛(던질 포)의 합성어로 MA를 포기한 세대를 의미합니다. 이 말의 진원지는 A은행입니다. A은행의 지점장은 'MA-MB-SM' 단계로 구분됩니다. MA는 직급은 부지점장이지만 규모가 작은 점포의 지점장을 의미합니다. MB는 통상적인 지점장을, SM은 1급 지점장을 뜻합니다.
즉 젊은 행원들은 MA까지 올라가기를 포기했다, 그만큼 MA되기가 어렵다는 얘깁니다.
은행마다 명칭만 다를 뿐 지점장까지 오를 수 없을 것이라는 젊은 행원들의 좌절감은 같습니다.
이런 현상은 최근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맞물려 있습니다. 은행 지점수가 300~400개 정도였을 당시 연간 150~200명의 신입행원이 입사했습니다. 자연 전출입 등을 감안시 40대 중반에 지점장에 오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은행별 점포수가 1000개를 넘어서면서 은행들의 연간 신입채용수는 300~400명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때만해도 자연 증가분에 맞춰 점포수가 늘어나면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핀테크,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최근 은행들이 지점수를 급격히 줄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점장 자리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씨티은행장은 지난 6월 사실상 '점포 없는 은행' 시대를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영업점 수를 기존 126개(소비자금융점포 기준)에서 36개로 줄였습니다. 90명의 지점장이 없어졌습니다. 박 행장은 "일반 영업점을 찾는 고객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리테일 영업점 수는 이제 의미가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대신 점포 창구직원은 WM센터, 여신영업센터, 비대면 채널인 고객가치센터 및 고객집중센터로 이동했습니다.
최근 세계 최초 감정인식 로봇 은행원의 등장도 은행권의 변화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를 도입해 전자은행원 시대를 예고했습니다.
시중은행의 한 행원은 "마포세대란 말은 젊은 행원들을 중심으로 블라인드 앱 등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며 "은행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향후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 불안감이 표출되고 있다는 얘깁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