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데이타를 축적하는 거대 기술(테크)기업이 규제를 거의 받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찍어내는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거의 공짜로 데이타를 축적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대 기술기업의 행태에 대한 경종으로 풀이된다.
일반인들이 대체로 개인정보활용에 동의를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젊은 세대는 피자 한조각만 줘도 쉽게 개인정보활용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리콘 밸리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비용으로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정치권과 규제당국에 거대 기술기업의 독점력을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 |
하지만 이런 추세에 대해 찬물을 껴얹는 발언이 나왔다. 지난주 화요일 워싱턴 D.C.에서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 권한대행 모린 올하우센이 "기술기업의 혁신에 따른 소비자 혜택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상반된 방향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염려스럽다"고 말한 것. 올하우센은 지난 40년간 미국의 반독점 정책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 기업이 원하면 얼마든지 강력해지고 커져도 된다는 것이다.
이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거대 기술기업에는 엄청나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아주 낮은 비용 아니 거의 공짜로 고객에게 검색결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FT는 올하우센이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돈으로 지불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데이타를 주기 때문에 사실은 공짜가 공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그들의 서비스나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해 신용카드 번호에서 정치적 성향, 의료기록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이 개인정보의 가치는 얼마나될까. 경제학자 뿐만 아니라 예술가까지도 이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FT는 강조하면서 2014년 독일 함부르크의 예술작품이 전시된 식품점을 사례로 꼽았다.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5장을 댓가로 과일 한 바구니, '좋아요' 8번 눌러주면 토스트 한 팩을 제공한 것이다.
FT는 개개인의 자기 정보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르고 또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개인정보의 가격을 매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최근 연구결과 두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한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미디어 회사가 개인정보를 모으고 활용하는 것에 대해 조사대상의 약 80%가 부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조사는 전혀 다른 양상을 드러낸다.
최근 MIT대학 조사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미미한 유인에도 사람들이 자신의 이메일 컨텍포인트를 모두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신문은 "조사 대상에서 학생들은 공짜 피자 한 쪽에 이보다 더한 것도 제공할 태세였다"는 조사 보고를 부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