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권·군부, 안보 협정 견고함에 의문
역내 군비 증강으로 이어져 불안전성 높아져
[뉴스핌= 이홍규 기자]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시험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을 보호하겠다는 반복된 약속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정치권과 군부는 전후 시대 미국과 일본 간 관계를 뒷받침했던 안보 협정의 견고함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 뉴욕 등 미국 본토를 잃을 위험이 있을 때에도 미국이 일본을 위해 싸워줄 수 있냐는 것이다.
<사진=AP통신/뉴시스> |
신문이 인용한 안보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일 동맹 하에서의 안보 체제는 지금은 강력하지만, 북한이 핵으로 무장하면 일본의 안전성을 완전히 보호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미사일 능력 개발에 가까워짐에 따라 수십년 된 정책들과 동맹 체제들(alliances)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일본 만이 아니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북한 정권에 관용적이었던 일부 중국 정치인조차 김정은 조선 노동당 위원장이 억제돼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대선 공약과 다르게 미국의 사드 배치를 허용키로 한 것을 예로 들었다.
신문은 일본 군사 전문가들이 일본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새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긴급하고, 값 비싼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일본 안보 전문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2년 혹은 더 빠른 시간 내에 핵 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또 북한이 핵 미사일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아시아에서 냉전 이후 보지 못했던 군비 증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전문가이자 동경국제대학교의 교수인 오코노기 마사오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에서 핵무기 획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일본은 본토 내 이지스 미사일 배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어떻게 하든 군비 증강(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역내 긴장을 높일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오코노기 교수를 비롯한 다른 전문가들은 아시아에서 핵무기의 도미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군사 팽창에 대한 마찰은 이미 영토 분쟁과 어업권,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건설 행위로 이미 최근 몇 년 간 주기적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 긴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국제문제연구소(JIIA) 코타니 데쓰오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수년 간 (아시아) 지역이 더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