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날에 이어 하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애플을 필두로 IT 섹터가 약세 흐름을 보인 가운데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하지만 장중 주가는 좁은 박스권에 갇힌 움직임을 연출했다.
전날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운 데 따른 부담으로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장중 조심스럽게 방향을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가의 구루들이 또 한 차례 장기 강세장이 지속될 수 없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지만 이날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사진=AP/뉴시스> |
1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9.32포인트(0.18%) 상승한 2만2158.18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89포인트(0.08%) 소폭 오른 2498.3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5.91포인트(0.09%) 상승하며 6460.19에 거래를 마쳤다.
뚜렷한 호악재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장중 약보합에 머물렀던 지수는 마감을 앞두고 완만하게 상승하며 고점을 높였다.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을 이어가기 위한 촉매제를 찾는 데 집중했지만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올릴 만한 근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수가 최고치에서 크게 밀리지 않은 데 의미를 두고 일정 기간 숨고르기 이후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타워 브릿지 어드바이저스의 마리스 오그 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밸류에이션이 온전하게 반영된 상태”라며 “다음 실적 발표 시즌까지 주가는 횡보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BTIG 리서치의 케이티 스톡턴 분석가는 “미국 주식시장이 장단기 측면에서 강한 모멘텀을 지니고 있다”며 “S&P500 지수가 단기적인 과매수를 나타내고 있지만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목별로는 전날 아이폰X를 포함해 신제품 발표 행사를 가진 애플이 이틀째 하락했다. 주요 제품에 대한 월가의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주가는 1% 이내로 하락했다.
노드스트롬은 상장 폐지 수순을 진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6% 가까이 급등했고, 웨스턴 디지털은 도시바 반도체 칩 사업 부문 인수전에서 탈락한 데 따라 4% 가량 밀렸다.
뉴튼 어드바이저스의 마크 뉴튼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방향은 IT 섹터가 현 수준에서 상승 추이로 가닥을 잡는가 여부에 달렸다”며 “애플은 단기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휘발유 가격 상승에 힘입어 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PPI 역시 0.2% 상승했고, 연율 기준으로 1.9% 뛰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인하안 통과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연내 추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세금 인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재점화됐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인하 및 세제 개혁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며 의회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