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 '직권상정' 시사했지만 부결시 '타격' 고심
野, 김이수‧이유정‧김명수 "부적격 3종세트" 연계 주장
[뉴스핌=이윤애 기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야당의 거센 반대로 8월 임시국회의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3당은 김 후보자를 김명수 대법원장·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와 함께 '부적격 3종세트'로 규정하며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야당은 이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김 후보자의 인준과 연계할 것임을 밝혀 이 문제가 9월 정기국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지난 6월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1일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하고 이유정‧김명수 후보자의 임명동의 문제도 풀어나갈 계획이었지만 어렵게 됐다.
지난 28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부적격' 입장이 갈수록 강경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야당의 반대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나아가 야3당은 이날 일제히 이 후보자에 대해 지명 철회 또는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민주당과 청와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초선의원 연석회의에서 "본인이 사퇴하든지 대통령이 철회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이 야 3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그 오만과 독선의 결과는 여러 다른 국회 현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말을 많이 해서 입이 쓸 정도"라며 "위장전입, 논문표절, 과도한 정치편향, 주식투자, 내부자 정보 이용 의혹까지 중첩되고 있다"고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대통령께서 오늘 즉시 하실 일 중 하나는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라고 주장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박한철 전 헌재소장과 이정미 헌법재판관 퇴임 이후 장기간 '7인 체제'인 헌재의 공백을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8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4당 원내대표 정례회동 자리에서도 오는 31일 본회의에서 김 후보자의 임동의안을 표결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한국당 등 야당이 이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정 의장은 회동 자리에서 "참을만큼 참았다"며 직권상정을 시사했지만 야3당의 반대로 인준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실행하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결국 야당을 설득해야 해결되는 문제인 셈이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8일 4당 수석부대표 회동을 통해 31일 본회의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조건없이 처리하기로 합의했는데, 일부 야당에서 이미 합의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두고 이 후보자를 연계하고 있다"면서 "반헌법적 작태"라고 지적했다.
박범계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 인사청문이 끝난 지 83일이 흘렀다"며 "헌재는 현재 임시적인 권한대행 체제 및 재판관 공백으로 주요사건을 평의에 놓기에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이미 5년간 헌법재판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 후보자에 대한 동의표결을 하지 않는다면 헌법기관 대 헌법기관의 관계에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야당의 임명동의안 표결 처리를 촉구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