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어떤 시나리오 전개되든 원화 전망 '흐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북한과 미국의 위기 상황이 소강 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떤 시나리오로 전개되든 한국 원화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다음주로 예정된 한국과 미국의 을지훈련이 또 한 차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북한과 미국이 군사 충돌을 일으킬 경우 원화가 10% 급락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괌에 배치된 미국 B-1B 전투기 <출처=블룸버그> |
18일(현지시각) 노무라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한반도 상황과 원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북한이 괌을 공격하겠다는 협박을 실행에 옮기지 않은 데 따른 안정이 일시적인 것일 뿐 지속되기 어렵다고 노무라는 주장했다.
북한의 군사 도발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야심을 제압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촉즉발의 상황이 재연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의견이다.
앞서 CNN도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괌을 폭격하지 않기로 하면서 ‘어리석은 양키들의 다음 행동을 지켜보겠다’라고 말한 것은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훈련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이를 위협 요인으로 받아들일 경우 미국을 향한 협박을 행동을 옮길 수도 있다고 CNN은 강조했다.
노무라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위기 상황이 원화와 한국 경제를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경제성장률이 2.3%로 둔화된 뒤 내년 역시 2.7%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7월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68% 급감한 데서 보듯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미국까지 가세한 한반도의 긴장감이 민간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노무라는 예상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가 건설 투자를 냉각시켜 성장률을 압박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원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할 여지가 높지만 한국은행이 통화 방어를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노무라는 예상했다. 이보다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달 21일부터 최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33억달러에 달하는 매도 공세를 펼친 가운데 노무라는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이 한국 증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두드러진다는 것.
한편 노무라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통한 해법을 찾는다 하더라도 원화의 상승 탄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반도에 군사 충돌이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때 원화는 수 일 이내에 10% 이상 폭락할 것이라고 노무라는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