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이상민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냉방과 난방, 탄산시비까지 한번에 가능"
"LPG가격 하락으로 면세유 대비 가격경쟁력도 높아"
"2019년 상용화 계획…적용처 점차 확대될 것"
[대전= 뉴스핌 조한송 기자] "파프리카 농가의 경우 난방비와 탄산시비(원예작물 등의 시설재배에서 탄산가스를 시설내에 투입하는 것) 비용으로 한해 1억3000만원(3000평 기준)이 듭니다. LPG용 가스히트펌프(GHP)를 이용하면 비용을 6000~7000만원 정도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이상민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사진=조한송 기자> |
지난 16일 대전광역시 한국기계연구원에서 만난 이상민(사진) 박사의 눈빛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지난 2014년부터 국책사업으로 온실 농가의 가스 기반 에너지통합 시스템을 마련해 온 이 박사는 다음달 실증 사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3개월 간 파주 호접란 농가에서 GHP를 활용한 재배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다.
이 박사는 "실험 결과 토마토나 파프리카는 수확량이 20~30%까지 증가했다"며 "통상 호접란이 생장하는 데는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산화탄소를 넣으면 기간을 2~3개월 정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LPG를 연료로 하는 가스히트펌프(GHP)를 가동시켜 원예작물을 위한 냉난방을 공급하고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로 작물의 생장 속도를 높인 결과다.
호접란 탄산시비 경과 모습. 이산화탄소를 공급한 호접란(아래)의 개화 수가 더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한국기계연구원> |
그동안 대부분의 시설 농가에서 난방용과 냉방용 기기를 따로 쓰다보니 통합 관리가 어렵고, 연료로 쓰고 있는 등유 역시 열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등유 대신 2차에너지인 전기를 활용해 난방을 하는 농가가 늘어나자 이를 바로잡고 나선 것.
LPG를 연료로 하는 가스히트펌프를 개발할 경우 냉방과 난방을 함께할 수 있어 에너지를 관리하기 용이한 데다 가격 면에서도 면세유보다 유리하다. 또 열량 면에서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등유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
이 박사는 "냉방과 난방이 동시에 가능한 히트펌프라 일반 난방기보다 효율이 20~30% 더 높은 데다 이산화탄소를 넣을 수 있으니 세 가지 이득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셈"이라며 "최근 춘천 지역 토마토 농가에서 30곳이 LPG로 전환했다. 난방용으로만도 LPG의 보급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LPG업계도 해당 기기의 상용화를 앞두고 반기는 분위기다. 주로 동절기에만 난방용 LPG의 수요가 몰리는 수급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온실 온도가 너무 높아져 냉방이 필요한 데 GHP를 가동하면 부가적으로 작물 생장에 도움이 되는 이산화탄소까지 함께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기계연구원은 이미 지난 7월 가스히트펌프 개발업체 등을 초청해 시연회를 마쳤다. 다음달에는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연을 앞두고 있고 내년 2차 실증 사업을 거쳐 2019년에는 가스히트펌프의 상용화를 마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는 일반 농가에서도 정부 보조금을 지원 받아 가스히트펌프를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상용화 단계라 기기가 고가이지만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1~2년내 투자한 금액의 효과는 충분히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온실의 총면적은 5만3000헥타르(ha)로 서울시 면적에 버금갈 정도로 규모가 크다"며 "현재는 토마토나 파프리카 등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농가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나 상추라든지 딸기, 참외 등 적용처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