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한국車> 금속산업 노사,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게 합의
"법정 최저임금 큰 폭으로 도출돼, 금속산업 임금 결정에 부담"
[ 뉴스핌=한기진 기자 ] 완성차 판매 부진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부품업체들에 인건비 상승이란 적신호가 커졌다. 자동차업계의 내년 최저월급이 법정기준(149만원)보다 많은 171만원으로 15% 올랐다. 여기다 근로시간 단축 법제화도 논의되고 있어 부품업계의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금속노조는 2018년1월부터 적용될 최저월급을 상여금을 포함해서 월171만원(최저시급 7600원)으로 최근 합의했다. 올해 최저월급 149만원(최저시급 6600원)보다 15%(21만원) 오른 액수다.
특히 지난달 노사정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한 2018 년 법정 최저월급 157만원(시급 7530원)보다도 14만원 더 많다. 인상률은 2007년 이래 가장 높다. 적용 대상도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까지 포함했다.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도 적용하도록 권고키로 했다.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는 2006년 갑을오토텍, 한온시스템 등 부품업체들이 금속노조와 중앙교섭을 위해 만든 단체다. 노동부의 승인도 받았다. 협의회가 합의한 내용은 자동차업계 사측의 임금기준으로 적용된다. 금속노조가 합의한 임금은 자동차업계의 임단협 기준이 된다.
이번 합의와 관련, 금속산업사용자 관계자는 “내년도 법정 최저임금이 16.4% 오르면서 부품업계 최저임금 결정에 많은 부담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로 1, 2, 3차로 이어지는 자동차 부품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자동차산업의 뿌리산업으로 불리는 부품업체는 주로 도금, 열처리, 주물, 단조, 금형, 사출 등 부가가치가 낮은 편이다. 영업이익률이 5%미만이라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여에 상여금을 주는 임금체계다. 법정월급보다 높은 최저월급으로 차부품업계의 영업이익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또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의 판매부진으로 부품업체도 매출감소로 고전중이다. 우리나라 완성차의 국내 생산량은 2011년 이후 450만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에는 2015년보다 7.2% 감소한 422만대로 떨어졌다. 올해 1~6월 생산량도 216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1.5% 감소했다.
이로 인해 완성차 7개사에 납품한 총 부품산업 매출액은 2015년 48조원에서 2016년 46조원으로 3.7% 감소했다. 시장위축으로 부품업체도 2015년 883개에서 2016년 858개로 감소했다. 매출이 줄고 공장 가동률도 떨어져 업체당 평균 납품액도 549억원에서 544억원으로 줄었다.
부품업계에서는 경영난을 감수하고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는 데 합의한 만큼, 통상임금 등에서 정부의 이해를 요청하고 있다.
신달석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 국회, 법원이 우리 자동차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 최저월급 등에 대하여 신중한 정책결정을 내려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