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포함 산적한 정치 불확실성에도 교역 급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견을 포함한 정치 마찰에도 중국과 일본, 한국의 경제 결속이 ‘스위트 스팟’을 연출해 주목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주의 정책이 경제 성장의 커다란 난관으로 부상한 가운데 동북아 주요국의 기류 변화에 투자자들이 반색하고 있다.
수출용 현대차 선적 모습 <사진=현대차> |
10일(현지시각) 미국 투자매체 CNBC에 따르면 올해 1~5월 사이 일본의 대중 수출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17.3% 급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6.5% 감소한 데서 커다란 반전을 이룬 셈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1분기 일본이 중국에 집행한 직접투자 역시 지난해에 비해 6.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대일 무역 규모도 올해 1~3월과 1~5월 각각 7.5%와 10.4%에 달하는 외형 확대를 이뤘다. 지난해 12.4% 감소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상황은 한국도 마찬가지. 지난 해 6% 줄어들었던 일본의 한국 수출은 올해 1~5월 연율 기준으로 무려 21.5% 뛰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일본 수출도 연율 기준으로 16% 증가해 지난 해 16.1% 감소한 데 반해 강한 턴어라운드를 이뤘다. 중국 수출도 지난해 9.3% 감소에서 올해 1~5월 14% 증가로 돌아섰다.
한중일 3국의 교역 호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자동차부터 농산물까지 소위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는 상황에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적 마찰을 감안할 때 이들 국가의 경제적 결속이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대만에 대해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른바 ‘하나의 중국’ 정책에 사활을 거는 시 주석이 일본 관료의 대만 방문을 놓고 쓴 소리를 한 셈이다. 시 주석은 아울러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일본의 관여를 용인할 수 없다며 아베 총리에게 강하게 경고했다.
중국과 한국의 정치적 관계 역시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은 미국의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불편한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 보복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은 미래에 근거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뜻을 모았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못한 실정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동북아의 지정학적 역학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한다. 대화와 인내를 요구하는 중국 및 러시아와 보다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는 미국 사이에서 한국 정부의 행보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이날 CNBC는 정치적 마찰에도 불구하고 한중일이 경제적 화합을 이뤄낸 데 커다란 의미를 두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우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맹공에도 동북아의 성장 잠재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