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 신제품 잇따라 출시, PC시장 수요 관건
[ 뉴스핌=황세준 기자 ] 글로벌 중앙처리장치(CPU) 양대 산맥인 인텔과 AMD가 하반기 '코어 전쟁'에 본격 나선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이날부터 신제품 '코어 X'에 대한 출하 선적을 시작한다. 코어 X 시리즈는 모델에 따라 4~18개의 코어를 장착했다.
코어수는 하나의 명령어를 몇개의 반도체가 분업해 처리하는지 나타내는 척도다. 스마트폰의 경우 2~8개의 코어를 갖추고 있다.
인텔이 데스크톱용으로 10코어 이상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엔 최대 8코어를 탑재했다. 오늘부터 선적하는 제품은 4~10코어 CPU다. 12코어 제품은 8월, 14~18코어 제품은 10월 출하 예정이다.
<사진=에누리> |
신제품은 게임, 콘텐츠 제작, 가상현실 등 고성능의 컴퓨터 파워가 필요한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자사의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했을 때 다중작업 속도는 14%, 단일작업은 15% 빠르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코어 X는 AMD의 '라이젠'을 견제하기 위한 제품이다. AMD는 5년여의 연구 끝에 올해 3월 '라이젠' CPU를 선보이면서 인텔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라이젠은 고성능에 인텔보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인기를 모았다. 국내 시장에서 AMD CPU의 점유율은 라이젠 출시 직전 1%대에서 2달만에 25%까지 급등(에누리 집계기준)했다.
AMD는 인텔의 코어 X에 대응해 라이젠의 새로운 버전인 코드명 '스레드리퍼'도 7~8월 중 출시할 계획이다. 스레드리퍼는 16코어를 갖춘 제품으로 라이젠의 최상위 모델이다.
아울러 AMD는 초경량 노트북 시장을 겨냥한 4코어의 '라이젠 모바일'도 하반기 공개한다. 이 제품은 자사 이전 세대 대비 절반의 전력으로도 50% 빨라진 속도를 구현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업계는 다만, 이들의 경쟁이 최근 비트코인 채굴 열풍 속에 '찻잔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 채굴에는 CPU보다는 고성능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더 유리해 업그레이드 수요가 GPU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PC 부품시장에서 라데온 RX580, 지포스 GTX1050 등 일부 그래픽카드 제품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며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관계자는 "채굴작업에 최적화 된 것으로 알려진 부품이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대체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고사양 GPU 제품의 거래량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곧, 하반기 CPU 코어 전쟁은 신규 PC 수요를 두고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글로벌 PC 시장에서 소비자용 제품의 위축이 지속되나, 게이밍용 제품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미카코 미타가와 가트너 수석 연구원은 "게임용 PC 및 내구성이 뛰어난 노트북 등 특수한 용도로 제작된 PC를 생산하는 전문화된 틈새 업체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고성능 CPU와 GPU 판매가 늘어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도 수혜를 본다. 메모리도 고성능 제품을 장착해야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D램 업체들은 설비증설보다는 성능 향상을 위한 미세공정 업그레이드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18나노 D램이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연말까지 삼성전자 30%, SK하이닉스 12%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