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라이선스 취득 및 비즈니스 구조 개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공식화된 가운데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분주해졌다.
직원들을 유럽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키는 한편 영국이 아닌 EU 감독 당국이 승인한 라이선스를 추가로 확보하고, 런던 이외 다른 지역으로 새로운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긴급 대책을 본격 가동하는 움직임이다.
런던 금융권 <출처=블룸버그> |
업계 소식통은 이른바 브렉시트와 무관하게 모든 비즈니스와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29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M&G와 주피터, 리걸 앤드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브렉시트 비상 대책을 본격 실행하고 있다.
블랙스톤과 레그 메이슨을 포함한 미국 자산운용사들 역시 영국 이외 유럽 주요 거점의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데 크게 무게를 두고 있다.
소위 하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유럽 금융시장에서 런던의 입지가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깔린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영국 FTSE-250 지수에 편입된 자산운용사 주피터는 유럽의 새로운 오피스를 열고, 유럽 각 지점의 법적 입지를 변경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유럽 자회사들의 규모가 작고 영국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지만 무게 중심을 유럽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자산 규모 1650억파운드의 런던 소재 펀드 업체 M&G는 룩셈부르크의 비즈니스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두 가지 라이선스를 신청했고, 운용사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브렉시트에 대비하기 위해 법률 및 리스크 관리 인력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라이선스 취득은 영국이 단일 시장을 탈퇴할 경우 유럽 지역의 펀드 상품 판매를 지속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지금까지 영국 금융당국으로부터 획득한 라이선스로 유럽 지역의 영업이 가능했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효력이 위축되거나 소멸할 수 있다는 것이 운용사들의 우려다.
블랙스톤과 레그 메이슨 등 미국 운용사들이 새로운 라이선스 취득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국 최대 운용사 LGIM은 더블린에 새로운 사업 부문을 두기로 했다. 유럽 시장의 진입로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다.
미국 투자은행(IB)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숀 터피 유럽 전략 헤드는 FT와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운용사들이 브렉시트 충격을 피하기 위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기 시작했다”며 “영국 직원들의 전보로 인해 대규모 인구 이동이 벌어지는 동시에 런던으로 유입될 수 있었던 인력이 다른 곳으로 배치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 역시 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펌 클리포드 챈스의 오웬 라이삭 파트너는 FT와 인터뷰에서 “자산운용사들이 하드 브렉시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상 대책을 풀가동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기 전에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