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주말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고조된 가운데 뉴욕증시가 블루칩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경제 지표가 부진한 데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세제 개혁의 지연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투자자들은 ‘사자’에 무게를 뒀다.
보잉을 포함해 방어주와 방산주가 강세를 나타냈고,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 역시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탠 것으로 판단된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83.67포인트(0.90%) 상승한 2만636.9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0.06포인트(0.86%) 오른 2349.01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51.64포인트(0.89%) 상승하며 5856.7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부터 이날 경제 지표까지 호재보다 악재가 많았지만 주가가 상승한 데 대해 투자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주 주가가 약세를 지속한 데 따른 반등이라는 의견부터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결과라는 주장이 제시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기습 공격을 포함해 보다 역동적인 대응책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러시아 국영 TV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위험하다고 주장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펜스 부통령도 전략적인 인내의 시대가 종료됐다며 북한을 압박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지만 이날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밝힌 한편 세제 개혁이 지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가뜩이나 2월에 이어 3월 소매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경기 부양책의 핵심 축에 해당하는 세금 인하가 공약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 충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주 16을 뚫은 데 이어 15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거래량이 위축된 가운데 시장 지수가 저항력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심리가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이날 시장조사 업체 어닝스 스카우트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29개 S&P500 기업 가운데 6개만이 2분기 이익 전망을 높였고, 18개 기업이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어닝 시즌이 이어지면서 2분기 전망치 하향 조정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5.2를 기록해 전월 16.4에서 대폭 하락했다.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4월 주택시장지수 역시 68을 기록해 전월 수치 71과 시장 전망치 70에 못 미쳤다.
종목별로는 보잉이 2% 가까이 뛰며 다우존스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고,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언 역시 1% 가량 상승했다.
록히드 마틴이 0.7% 올랐고, 노드롭 그루만이 1.2% 상승하는 등 방어주 섹터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 밖에 아마존이 BJ 홀세일 클럽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 가까이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