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인용 여파+미국 시간당 임금상승률 영향도
시장이 주목하는 건 옐런의 ‘입’
[뉴스핌=김은빈 기자] 미 연준의 3월 금리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환율이 일반적인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이같은 원화 강세의 배경에 탄핵정국 해소와 연준의 인상속도를 둘러싼 시장의 ‘의문’이 자리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금리에 내재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100%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봐도 무방한 상황.
그런데 달러/원 환율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원화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미국 금리인상은 달러강세의 재료가 된다는 점에서 다소 특이한 상황이다. 전날(13일)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3.0원 하락한 1144.40원에 마감했다. 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장중 1161.20원까지 찍었던 지난주에 비하면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이 같은 배경으로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대통령 탄핵’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원화는 힘을 받았다. 탄핵 당일 1161.00원에 개장했던 환율은 탄핵인용이 확정되는 순간에는 1157원까지 내려갔다.
다만 탄핵의 직접적인 영향은 일시적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기각이었다면 몰라도 인용 결정은 예상했던 결과였기에 시장이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잘라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는 것도 달러/원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중국의 '사드보복' 수위가 낮아지는 모습에다 탄핵으로 불확실성도 해소된 영향으로, 움츠러들었던 외국인들의 주식순매수도 회복되고 있다"며 "주식투자 회복이 원화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달러/원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있다. 바로 지난 주말에 발표된 미국의 2월 고용보고서다. 해당보고서에 따르면 전월 대비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0.23%에 그쳤다. 당초 시장의 예상치(0.3%)를 하회하는 수치다.
이에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임금상승률은 인플레이션에 주 요인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금리인상을 결정하는 주요지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3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이후의 금리인상 횟수나 속도를 걱정했다”며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둔화된 걸로 나오면서, 그만큼 인상속도가 가파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달러/원 환율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의 이목은 옐런 의장의 ‘입’에 쏠려있다. 14~15일(현지시각)의 FOMC에선 옐런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옐런 의장의 발언에 따라 향후 연준의 행보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율의 행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