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생 편히 살고 싶으면 판결 똑바로 하라” 고성
자유청년연합 대표, 이정미 대행 집주소까지 공개
재판관 개별 경호 강화...헌재 청사 안팎 경비 '삼엄'
[뉴스핌=김규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박 대통령 운명의 키를 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향한 백색테러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백색테러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우익세력의 테러를 가리킨다. 주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 세력으로 보인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월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경찰의 근접경호를 받으며 출근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워지면서 헌법재판소 앞 시위대의 목소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와 재판관을 향한 폭언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 시위자는 “남은 생 편히 살고 싶으면 판결 똑바로 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개별 재판관 경호가 강화되기 전, 한 시민이 퇴근하는 재판관 차량을 향해 다가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그는 경찰의 제지에 저항하며 재판관 차량을 향해 삿대질과 막말을 퍼부었다.
재판관에 대한 위협은 ‘직장’인 헌법재판소를 벗어나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사생활까지 번졌다.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김규희 기자> |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집 주소는 물론, 단골 미용실과 슈퍼마켓까지 공개했다. 그는 시청자에게 “그 아파트 미용실 가서 머리하고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사먹고 오자”고 말했다. 또 지난달 24일 박영수 특별검사의 집 앞에서 ‘야구 방망이 시위’를 주도했다.
특히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대화방에서는 이정미 대행의 집 주소를 공유하며 이 대행을 위협하는 글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이정미 대행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성 글을 올린 20대 남성은 자수했다. 이 남성은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온라인 카페에 ‘이정미만 사라지면 탄핵 기각 아니냐’란 제목의 글로 이 대행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2일부터 재판관에 대한 개별 경호를 시작했다. 차량 이동시엔 경호 차량이 따라 붙고 근처에는 실탄으로 무장한 경호원이 항상 붙어 있다.
경찰은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청사 안팎과 안국역 인근까지 경비인력 200여 명을 투입해 테러에 대비 중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7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절차를 마무리하고 최종 선고를 위한 평의를 진행하고 있다. 선고는 오는 10일이나 13일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