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ECB 회의부터 브렉시트 협상 및 네덜란드 총선까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2개월 강한 랠리를 보인 전세계 금융시장이 3월 꼬리를 무는 메가톤급 변수들을 감내할 수 있을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를 필두로 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본격화 하기 위한 50조 발동, 네덜란드 총선까지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이벤트가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 알려진 재료에 해당하지만 월가를 포함한 세계 주요 증시가 사상 최고치까지 뛴 만큼 결정적인 변수들이 몰고 올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투자자들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지표를 시작으로 14~15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통화정책 향방에 시선을 고정할 전망이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2월 고용이 18만건 늘어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월 수치인 22만7000건에서 상당폭 후퇴할 것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1월 0.1% 오르는 데 그친 시간당 평균 임금의 개선 여부가 3월 연준 회의 결과에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은 3월 금리인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후 2.6% 선을 뚫고 올랐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2.3%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2년물 수익률 역시 올들어 1.27%까지 오른 뒤 1.19%로 밀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충격 없이 3월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위해서는 재닛 옐런 의장이 3일로 예정된 연설에서 분명한 힌트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CB의 테이퍼링 여부도 시장의 관심사다. 실업률과 기업신뢰지수, 인플레이션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수년래 처음으로 정책자들의 목표에 근접하는 가운데 정치권 리스크가 논란의 대상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블룸버그> |
일부 정책자들이 장기간 진행된 비전통적 부양책을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일부에서는 브렉시트와 프랑스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을 근거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시장 역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 주요 증시가 강세 흐름을 타는 반면 독일 2년물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인 마이너스 0.93%까지 하락,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이른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3월 마침내 본격적인 수순에 들어간다.
한 주간 영국 파운드화의 불안정한 등락이 흔들리는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이미 테레사 메이 총리는 유럽 단일시장 탈퇴 의사를 밝힌 상황. 하지만 투자자들은 협상 과정의 난항과 장기화 가능성에 경계하는 모습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영국의 50조 발동과 함께 스코틀랜드의 독립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협상이 매끄럽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 기업들이 장기간에 걸친 불확실성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금융시장을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15일로 예정된 네덜란드 총선은 4~5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과 달리 지금까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네덜란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독일과 나란히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네덜란드 총선 자체보다 그 결과가 프랑스 대선에 미칠 파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가 승리하지 않더라도 예상보다 많은 표를 얻을 경우 유럽인들의 반체제 정서를 부추겨 프랑스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