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장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던 뉴욕증시가 피로감을 드러냈다. 개장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추가 상승 기대를 내비쳤지만 주가는 완만하게 후퇴했다.
에너지 섹터가 가파르게 떨어진 가운데 증시 전반에 걸쳐 강한 랠리에 따른 숨고르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7.91포인트(0.04%) 상승한 2만619.77에 거래됐고, S&P500는 2.03포인트(0.09%) 내린 2347.22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54포인트(0.08%) 떨어진 5814.90에 마감했다.
이날 개장 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전날까지 나스닥 지수가 닷컴 버블 이후 최장기 신고점을 기록하는 등 주요 지수가 최고치 랠리를 펼치자 그는 “세제 개혁을 내놓기도 전에 투자자들이 대단한 신뢰와 낙관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장 초반부터 피로감을 드러낸 증시는 고점 경신을 멈추고 완만한 조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상승 에너지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브루스 맥케인 키 프라이빗 뱅크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 신뢰가 상당히 높다”며 “문제는 추가 상승 폭이 얼마나 클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케이티 스톡턴 BTIG 전략가는 “뉴욕증시가 연일 이어진 최고치 랠리에 이어 자연스러운 조정을 보였다”며 “주가가 단기적으로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S&P500 지수가 급락 없이 상반기 2400을 뚫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11일 기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3만9000건으로 전주 대비 5000건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24만5000건을 크게 밑돌았다.
1월 주택 착공은 연율 기준 124만6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급증한 동시에 전문가 예상치인 122만2000건을 크게 앞질렀다.
경제 지표가 연이어 호조를 이루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미국 고용이 완전고용에 근접했고, 물가 역시 정책 목표치에 거의 도달했다”며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는 하락했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승했다는 데 투자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지만 이날 달러 인덱스는 0.7% 떨어졌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발렌틴 마리노프 외환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경제 지표 개선에 연준의 금리인상 움직임에도 달러화 움직임이 부진하다”며 “정치권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압박한 데다 환율 전쟁이 장기적으로 달러화를 끌어내릴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종목별로는 엑손 모빌이 1.05% 내렸고, 셰브런이 1.7% 하락하는 등 에너지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웬디스가 실적 부진으로 4.5% 내렸고, 딘 푸즈 역시 4분기 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면서 8% 이상 급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