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에서 시즌제 예능이 시도되고 있다. <사진=kbs> |
[뉴스핌=박지원 기자] 아이디어 고갈, 진부한 포맷, 출연자 교체 등 ‘장수 예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시즌제 예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결국 ‘단물’이 다 빠지기 전에 짧게 끊어가자는 것. tvN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집밥 백선생’, Mnet ‘슈퍼스타K’ ‘언프리티랩스타’ 등 주로 케이블 채널에서 선보였던 시즌제 예능들이 지상파에서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KBS는 지난 10일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를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KBS 예능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첫 제작부터 16회를 목표로 잡았다.
앞서 김숙, 홍진경, 라미란, 민효린, 제시 등 각자의 꿈 도전기를 그린 시즌1과 달리 시즌2에서는 김숙, 홍진경, 강예원, 한채영, 홍진영, 공민지, 전소미의 걸그룹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연출을 맡은 박인석 PD는 “평소 케이블 시즌제 시스템이 부러웠다. 시청률을 떠나서 일주일에 한 번씩 결과물을 내놓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시즌제를 통해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PD는 시즌제 예능은 게스트 섭외 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우들이 몇 년씩 예능에 고정으로 출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시즌제는 그런 점에서 배우들을 출연시키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KBS는 ‘언니들의 슬램덩크’ 외에도 ‘살림하는 남자들’ ‘트릭 앤 트루’ 등을 시즌제로 전환했다.지난 7일 반 11시10분 방송으로 시즌1을 마무리한 ‘살림하는 남자들’은 오는 22일부터 수요일 밤 8시55분으로 시간대를 옮기면서 시즌2로 새롭게 단장한다.
‘살림하는 남자들’은 ‘살림하는 남자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주제 아래 남자 스타들의 소탈한 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공감을 얻었다. 시즌2에서는 최근 졸혼을 선언한 배우 백일섭, 50대에 딸 바보 된 만혼의 정원관, 시즌1에서 조혼신혼을 과시한 일라이가 출연, 개성만점 살림남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과학과 마술의 절묘한 만남을 선보인 ‘트릭 앤 트루’는 15일 방송을 끝으로 ‘시즌 1’을 종영하고, ‘시즌 2’를 준비한다.
추석 파일럿으로 시작해 약 4개월간의 방송을 마친 ‘트릭 앤 트루’ 제작진은 “시즌1을 마무리하고, 시즌2를 위해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 시즌에서는 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본격적인 시즌제를 예고했다.
'씬스틸러-드라마전쟁' '미래일기' 등이 시즌2를 예고했다. <사진=SBS, MBC> |
MBC와 SBS도 ‘시즌제 예능’을 고려하기는 마찬가지다. MBC는 지난해 말 ‘미래일기’를 8부작으로 마치며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했고, SBS ‘씬스틸러-드라마 전쟁’ 역시 시즌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의 대표 예능 ‘무한도전’은 시즌제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장수 예능’들의 고민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7주간의 방학을 선언했다. 다만 기존에 해오던 녹화는 계속 진행된다. 해당 방송 시간대는 권상우 정준하의 ‘사십춘기’와 ‘무한도전’ 재방송으로 채워지고 있다.
그간 방송가에서는 예능도 시즌제로 제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인기 예능이 아이디어 고갈로 흐지부지 막을 내리는 경우는 허다했다. 때문에 알찬 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시즌제 예능 도입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