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소율 결혼 <사진=뉴시스> |
[뉴스핌=양진영 기자] 문희준이 소율과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돌 1호 부부가 됐다. 하지만 모두의 사랑을 받았던 H.O.T 시절부터 최악의 위기를 겪을 때 곁을 지켜준 팬들은 일부 돌아섰다. 당사자는 팬들의 오해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이미 남은 상처가 깊다.
문희준과 소율은 1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정식으로 교제하다 결혼에 골인했다. 열애 공개부터 결혼 소식까지, 1세대 아이돌 문희준과 현 아이돌 멤버인 소율의 만남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열애 소식 이후 문희준과 소율의 결혼 얘기가 들려오자, 항간에서는 혼전임신설이 나돌기도 했다. 둘의 나이 차이가 컸고, 문희준과 소율 사이의 연결 고리가 그리 많지 않아보여 나온 추측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런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고, 활동을 잠시 접은 소율 대신 문희준이 간간이 결혼 비하인드를 방송에서 풀어놨다.
하지만 문희준의 말로 인해 그의 20년 팬들은 불행해졌다. 문제가 된 건 '결혼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그러려고 돈을 번 게 아니냐'고 답한 부분이었다. 팬들은 20주년 콘서트가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한 팬은 문희준의 20주년 콘서트가 20회로 진행됐고, 표값은 회당 12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기꺼이 티켓값을 감당했지만, 문희준의 말처럼 결혼 자금을 위한 것이었다면 서운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또 팬들은 소율과 문희준의 결혼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지만, 소율의 태도에 유감을 표했다. 그가 과거 문희준의 콘서트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등 좋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는 것. 심지어 문희준 생일파티 비용에 관한 얘기까지 나왔다. 팬들은 문희준은 매년 수천만원대의 선물을 본인이 직접 골랐고 그대로 선물했지만, 상대적으로 구식(?) 아이돌인 그는 그 흔한 인증 한 번을 해준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결혼을 겨우 이틀 앞두고 뜻하지 않은 논란이 불거지자 문희준은 팬카페에 직접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섰다. 그는 "가장 속상한 이야기가 20주년 콘서트로 결혼 자금을 만들었던 말"이라며 "돈을 쓸 때는 써야 된다는 의미였지 콘서트 얘기는 언급한 적이 없다. 단 한 순간도 팬을 ATM(현금자동입출금기)으로 생각해 본 적 이 없다"고 해명했다.
문희준이 자신을 둘러싼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사진=뉴스핌DB> |
소율의 공연 관람태도 논란, 생일파티 선물 논란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팬들이 토로하는 불만을 아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대부분 오해라는 식이었다. 그는 "(공연 관람 태도 이야기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을 해도 지금까지 믿어 주고 있지 않지만 아닌 건 아닌 것"이라며 "선물을 강요하는 사람이 되어 있는데 더 이상 생일파티를 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적었다.
문희준의 이런 논란이 아쉬운 건, 말 그대로 그를 20년간 지켜준 게 바로 팬들이기 때문이다. 문희준은 H.O.T 시절 누구도 부럽지 않을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해체 후 솔로 뮤지션으로 활동하며 이유없이 안티팬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진심이나 음악보다는 문희준의 달라진 외모나 사소한 언행 하나 하나가 꼬투리가 됐다. 팬들은 이런 문희준의 곁에서 안티팬들과 싸우며 '오빠를 지킨' 20년 지기로 자부심을 당당히 드러냈다.
문희준은 결국 "팬과 가수 사이에 이런 일들이 생기는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 정말 결혼 때문이 아니라고 하는데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들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팬들을 제일 먼저 생각해 왔고, 팬들 밖에 없었고, 음악에 열정 또한 가득했던 가수 문희준의 20년을 왜곡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어쨌든 문희준은 결혼식 당일 기자회견에서 이 논란을 언급하며 "축하해주시는 팬들도, 속상해하시는 팬들도 계신다. 20년간 감사하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활동해왔다"면서 "(의혹이) 사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더 잘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고,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재차 해명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개운치 않지만 스스로는 마음의 짐을 털어내려는 의도였다.
돌이켜보면 문희준의 20년 가수 생활은 다사다난했다. 최근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대중적이고 친근한 그의 이미지 외에 그의 음악 모두를 사랑해준 팬들이 있었기에 아직까지 그는 가수일 수 있었다. 문희준이 결혼 후에도 뮤지션으로 남으려면, 그 20년지기 팬들의 지지는 필수적이다. 다시 팬들의 손을 잡기 너무 멀어지기 전에, 조금은 다친 마음을 달래주어야 하지 않을까. 신부 소율도, 팬들도 아닌 바로 문희준 자신을 위한 일이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