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압박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하락했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연이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데다 이란 제재와 반이민 정책 등에 따른 파장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발목을 붙들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주 주요 지수의 최고치 경신에 따른 부담 역시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는 분석이다.
월가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9.04포인트(0.09%) 하락한 2만52.4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86포인트(0.21%) 내린 2292.5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21포인트(0.06%) 떨어지며 5663.55에 마감했다.
최근 들어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는 것은 세금 인하를 포함한 경기 부양책이 지연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골드만 삭스는 공화당이 오바마 케어 폐지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투자자들이 크게 기대를 모으는 공약의 이행 역시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FBN 증권의 제러미 클라인 전략가 역시 CNBC와 인터뷰에서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재정 확대안의 시행에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며 “증시 밸류에이션이 최고치까지 오른 상황에 이 같은 관측은 커다란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브린 마르 트러스트의 어니 세실리아 최고투자책임자는 “주식시장이 재평가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이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금값이 연일 상승, 온스당 1230달러 선을 넘었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41%선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유럽의 정치 리스크 역시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리옹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이른바 ‘프렉시트’를 포함해 반이민과 자유무역협정 탈퇴 등 기존의 질서를 흔드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시장 불안감이 확산됐다는 데 투자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TCW의 다이앤 자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가를 위로든 아래로든 이끌 만한 강력한 재료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 주식시장이 숨고르기를 연출했다”며 “투자자들은 워싱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책 실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경제 지표가 부재한 가운데 종목별로는 티파니가 실적 부진 및 최고경영자의 퇴진 소식에 2.5% 하락했다.
애플과 페이스북은 반이민 정책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1% 이내로 상승했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약보합에 거래됐다.
완구 업체 하스브로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14% 이상 폭등했고, 웰스 파고가 1.3% 내린 것을 포함해 골드만 삭스와 씨티그룹 등 주요 금융주가 도드 프랭크법 폐지 움직임에도 1% 이내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