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고용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가 좁은 박스권에서 방향 없는 등락을 나타냈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의 온건한 회의 결과는 이날 주가에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및 정책 리스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 군대를 파병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등 거친 언행이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가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03포인트(0.03%) 내린 1만9884.91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30포인트(0.06%) 오른 2280.8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6.45포인트(0.11%) 떨어진 5636.20에 거래됐다.
기업 실적과 연준의 회의 결과 등 경제 펀더멘털 측면의 변수를 제쳐두고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외교에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슬람 7개국에 대한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물의를 일으킨 그는 이란과 호주, 멕시코에 대해 부적절한 언행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4분기 기업 실적을 내놓은 경영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한 데서도 주식시장에서 그가 차지하는 무게감을 엿볼 수 있다.
하트포드 펀드 인베스트먼트의 토마스 시오마데스 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매일같이 예기치 않은 정치권 소식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펀더멘털 측면의 변수가 영향력을 상실했다”며 “연준이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입장을 시사한 점이 호재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3일 발표되는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을 17만5000건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4.7%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연준 정책자들의 시선이 온통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쏠린 만큼 이번 고용 지표가 3월 회의에 갖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앤드류 챔벌레인 글래스도어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고용 지표는 당분간 순항할 것”이라며 “경제 펀더멘털 측면의 충격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고용이 악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상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달러화 강세 전망이 후퇴하고 있고, 이 때문에 금값이 1% 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지난해 4분기 생산성이 1.3%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1.0%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 역시 24만6000건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25만건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실업수당 신청은 100주 연속 30만건을 하회하는 기록을 세웠다.
종목별로는 페이스북이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지만 1.9% 하락했고, 랄프 로렌은 최고경영자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12% 이상 폭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