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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여의도 맛집을 찾습니다

기사입력 : 2017년01월13일 14:25

최종수정 : 2017년01월13일 15:49

[뉴스핌=홍승훈 증권부장] 유명한 맛집에는 공통점이 있다. 메뉴가 단출하다. 한두 가지 음식이 다다. 대를 이어 경영하는 곳도 많다. 반면 메뉴가 아주 다양한 집은 대체로 맛이 없다. 이것저것 만들어내느라 맛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어지간한 뷔페음식 맛이 그저그런 경우도 비슷한 이유다. 이런 집은 메뉴도, 주인도 자주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일본 교토에는 '시치미야'라는 유명한 양념가게가 있다. 1655년 문을 연 이 가게는 고춧가루 등 10여가지 양념을 판다. 15대째 360년 넘게 이어오며 일본 최고의 양념가게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답은 고객에 있었다. 원재료의 질을 철저히 지키며 최상의 품질만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 가게는 온갖 노력으로 품질이 가장 뛰어난 농장만 찾고 그곳 재료만 공급받는다. 일화가 하나 있다. 지난 360여년간 이 가게는 문을 닫은 적이 딱 3번 있다. 가장 최근이 1970년. 당시 태풍으로 직영농장의 채소 작황이 좋지 않아 넉달간 문을 닫았다고 한다. "나쁜 물건을 파느니 가게 문을 닫겠다". 후쿠시마 요시노리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우리 가게를 한번 찾아준 손님과는 100년동안 거래를 하겠다"는 고객 신뢰경영과 이를 일관되게 적용시켜온 경영철학이 오랜 세월을 버텨내며 일본 최고의 양념가게로 거듭나게 했다.

사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 많기로 유명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200년 이상 장수기업은 41개국에 5586개 있다. 이 중 일본 기업이 3146개다. 절반 이상이 일본에 집중돼 있다. 일본에서 100년이 넘는 기업은 무려 5만여개에 달한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 이 같은 강소기업의 저력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기반으로 수많은 강소기업과 수백, 수천년의 장수기업을 키워갈 수 있었던 것이다. 평사원 노벨상을 배출한 시마즈제작소도 이런 기업문화의 결과물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한국을 보자. 100년을 넘긴 기업이 얼마나 될까. 고작 2곳이다. 박승직상점으로 문을 열었던 두산(1896년 창업)과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공업(1897년 창업)이 120여년 됐다. 이어 1919년 창업한 경방과 1924년 설립한 삼양사 등이 장수기업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평균 수명은 20여년 안팎에 불과하다. 근대화가 늦고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치른 탓이 크겠지만 경제와 기업문화, 관련 인프라가 일본에 비해 턱없이 짧고 얕다.

시야를 좁혀 여의도 증권가. 제조업과는 비즈니스 영역과 생존논리가 다르긴 해도 고객 중심 경영에 있어선 비슷하다. 일회성 제품이나 음식이 아닌 투자자의 평생 자산을 관리해주는 측면에서 보면 고객신뢰, 고객중심 경영이 더 중시돼야 하는 곳이 증권회사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반복되는 캠페인성 영업행태 등을 보면 과연 신뢰 경영을 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증권사 사장님들의 신년사에 담기는 고객중심, 신뢰경영은 매년 반복되는 수사일뿐 진정 고객을 최우선으로 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끊이지 않고 터지는 지점직원 횡령사고, 일년에 한 건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셀(sell)리포트, 상품 판매에만 집중하지 이후 느슨해지는 고객관리. 수익률이 떨어지면 시장 탓만 하는 게 소위 증시 전문가란 이들의 태도다. 그러면서 회사 인수합병을 통한 덩치키우기에는 혈안이 돼 있다. 차별화는 없고 대형화만 남발한다.

글로벌, 아시아 최고 증권사 혹은 IB(투자은행)가 되기 위해 자본 확대 등을 통한 덩치키우기는 필수가 된 시대다. 이를 부정하려는 건 아니다. 덩치가 커지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기회가 많아지면 일반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해 역시 대다수 증권사들은 하나같이 지점 통폐합과 메가점포, 고액자산가 중심 전략만 내놓는다.

"금융회사는 덩치를 키울수록 어떻게 하면 상품을 많이 팔지에만 집중하지, 이후 고객수익률에 대해선 사실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회사 돈 되는 상품, 돈 버는 비즈니스에만 집중하죠. 과연 큰 회사라고 수준높은 금융상품과 리서치 보고서를 내놓을까요. 양적 경쟁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업의 본질인 변화하는 가격과 시장을 잘 가이던스해 투자자들이 잘 대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대형 금융회사 사장을 지내고 자연인으로 돌아온 한 지인의 고백이다.

물론 정도경영, 신뢰경영을 이어가는 곳도 일부 있다. 금융위기 등 반복되는 위기에도 직원 한명 자르지 않고 4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신영증권. 이 회사의 최근 10년 평균 배당성향은 30%에 달한다. 원국회 회장에서 지금은 아들 원종석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지만 경영철학엔 변화가 없다. 남들이 인수합병과 증자로 몸집을 키우고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외칠때도 덤덤하다.

몇달전 원종석 부회장을 만나 물었다. 다들 부자들에게 자산관리서비스해준다고 난리고 국내외 IB한다고 바쁜데 신영은 뭐합니까. 그랬더니 씩 웃으며 "가치투자, 지켜주는 투자라고 했을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신영이면 된다. 우리 경영철학에 맞는 고객이 찾아오면 된다. 어디 건방지게 고객자산관리, 원스톱서비스냐. 요즘 고객들 스마트하다. 우린 우리 식으로 갈거다." 신영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기준이 분명했다.

물론 그의 말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유일한 자원이 사람뿐인, 그조차도 인구 절벽이란 위기에 봉착하게 될 각박한 국내시장에서 보수적인 경영으로 성장을 담보하긴 어렵다. 다만 바람이 부딪힐 때 사물들이 제각각의 다른 소리를 내듯 사람도 기업도 저마다의 방식과 색깔이 있다. 꾸준히 한 길을 걸어가며 자신만의 차별화를 묵묵히 이끌고 있는 신영이란 존재와 무게감. 요즘 금융투자업계에서 그 어느 금융회사보다 박수와 응원을 받아야 하는 회사가 아닐까.

 

[뉴스핌 Newspim] 홍승훈 증권부장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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