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지난해 사기계정 스캔달에서 아직도 허덕이고 있는 미국 웰스파고(Wells Fargo)은행이 또 다른 규제위험에 처해 주목된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과도한 당좌차월 수익을 문제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분기 실적에서 웰스파고는 JP모간 등 다른은행보다 무려 5배나 높은 당좌차월 수익 증가율을 보였다.
티모시 슬로언 <사진=블룸버그통신> |
11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7명은 웰스파고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 팀 슬로언(Tim Sloan)에게 최근 급증한 당좌대월 관련 수익이 사기성 판매관행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설명하라는 취지의 서면요청서를 보냈다고 전했다.
지난 3분기기준으로 웰스파고의 당좌대월관련 수익이 전분기 대비 7.5%나 증가한 471억달러를 기록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는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TD뱅크 및 US BANK 등 수수료 상위 5위 그룹 평균 증가율 1.3%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준.
보도에 따르면, 의회 요청서는 웰스 파고의 적극적인 '교차판매 전략', '보상 인센티브' 및 '악의적인 판매 전술'을 언급하면서 "비록 이같은 수익급증이 사기계정 스캔들과 직접 관련은 없더라도, 우리는 문제가 많은 개인고객 영업관행을 반영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적시했다.
더불어 "웰스 파고가 사기계정 스캔들로 겪는 은행고객 이탈을 보전하기 위해 당좌대월 수익을 늘리려 했다면 이는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Wells는 고객 당좌대월 수수료가 더 많아질 수 있는 영업관행 변경은 없었고 또 고객이 당좌대월을 이용하도록 장려하는 보상 인센티브나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Wells는 다른 대형은행과 마찬가지로 매회 약35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최근 대폭 증가하는 은행권 당좌대월 수익을 주목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에 당좌대월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 예정이다.
명확한 규제가 없어 은행들은 계좌이체, 카드거래, ATM인출, 전자청구서지불 등에서 자금부족이 발생할 때마다 수수료를 적용하는 경향이 생겼다는 것이 CFPB의 입장이다.
의회도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웰스파고의 당좌대월 상품 상세내역과 관련 성과급 지급 내역등 상세한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그러면서 이미 지난해 9월 전임 CEO 존 스텀프(John Stumpf)가 위원회에 출석한 직후 이같은 자료를 요구했지만 11월 중순 웰스의 답변은 '모호하고 부족'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소비자 단체들은 이같은 의회의 조치를 환영했다. 책임대출센터(Center for Responsible Lending)의 마이크 칼룬(Mike Calhoun) 대표는 "당좌대월 수익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대월금액이 20달러 미만인 POS(Point-Of-Sale)직불카드 거래"라며 "20달러 미만의 대월에 대해 회당 30달러를 뒤집어 씌우는 것은 실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수수료부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웰스파고는 지난 가을 사기계정 스캔달과 관련해 고객허락없이도 최대 200만개의 계정(사기계정)을 만들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1억850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고 동시에 고위 경영진을 교체한 바 있다.
미국 CFPB는 사기계정과 관련해 과도한 수수료를 지불한 개인고객에게 환불받는 안내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는 등 웰스파고는 아직도 사기계정 스캔달의 여파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