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관련 M&A 규모 100억달러..지난해 두 배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전통 기업들의 실리콘밸리 신생 업체 인수합병(M&A)이 올 들어 두 배 급증했다.
비즈니스의 판도 변화와 새로운 성장 기회 발굴에 대한 압박, 여기에 기술 혁신의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월마트 <출처=AP/뉴시스> |
30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미국 굴뚝 기업들의 신생 IT 업체 인수 규모가 1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또 5년래 최고치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월마트가 온라인 디스카운트 소매업체인 제트닷컴을 33억달러에 인수했고, 제너럴 모터스(GM)가 무인 자동차 기술 기업인 크루스 오토메이션을 10억달러 이상의 가격에 사들였다. 또 유니레버는 온라인 면도기 업체인 달러 쉐이브를 10억달러에 인수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탈 업체와 월가 애널리스트는 M&A 시장의 이 같은 추세가 2017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체부터 자동차, 그 밖에 제조업계까지 새로운 IT 기술이 접목되면서 시장이 변화하고 있고, 제품 생산과 고객 서비스 및 마케팅 등 새로운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전통 기업들의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월마트가 아마존에 고객들을 뺏기는 상황이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베리 야루젤스키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기존의 전통 기업들에게 신생 기업의 훌륭한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산소와 같은 존재”라며 “관련 기업 인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 등 대규모 IT 업체로 국한됐던 신생 IT 기업 M&A가 올들어 전방위로 확산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에 따라 실리콘밸리의 컨퍼런스와 네트워킹 이벤트 및 오피스 빌딩이 소매와 제조, 보험 등 전통 산업의 기업들로 채워지고 있다.
또 굴뚝 기업들의 신규 벤처 캐피탈 사업 출범이 꼬리를 물고 있다. 본격적인 M&A를 위해 기업 정보를 확보하는 한편 네트워크와 자본력을 갖추기 위한 포석이다. 캠벨 수프와 켈로그 젯블루 에어웨이스 등이 이 같은 행보를 취했다.
액셀 파트너스를 포함한 M&A 업계 자문사들은 새내기 IT 기업의 창업자들에게 전통 기업들과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전략을 컨설팅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새로운 추세로 자리잡은 M&A에 걸림돌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피인수 업체의 과도한 밸류에이션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키뱅크 캐피탈 마켓의 제이슨 기어 애널리스트는 “대다수의 전통기업들이 신생 업체들을 실제 자산 가치에 비해 현격하게 높은 값에 사들이고 있다”며 “이들은 M&A를 통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로 통 큰 베팅을 단행하고 있지만 실제 결과는 지켜 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