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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핫 키워드로 돌아본 2016년 중국

기사입력 : 2016년12월16일 11:37

최종수정 : 2016년12월16일 11:37

항저우G20정상회의, L자경제, 인터넷생방송, 서킷브레이커, 가상현실, 베이징탄, 보이스피싱, 시와먼곳, 장인정신, 츠과

[뉴스핌=이지연 기자] 중국 사회는 2016년 올해도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정치 경제 사회에 걸쳐 굵직한 이슈도 많았고 네티즌들사이에서는 세태를 풍자하는 많은 유행어가 만들어졌다. 중국 유력 시사잡지 신주간(新周刊)은 중국 경제와 사회 전반을 강타한 대표 키워드 10개를 통해  2016년 중국을 되돌아 봤다. 전체 내용을 소개한다. 

◆ 항저우 G20 정상회의

올해 9월 4~5일 양일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제11차 G20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G20 정상회의는 세계 주요국 20개국 정상들이 모여 글로벌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글로벌 경제를 주제로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정상급 회의였기 때문에 개최지 항저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에 있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신흥대국으로서의 성인식이었다면, 2016년 항저우 G20 정상회의는 G2 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도국을 연결하는 교량의 역할을 수행한 보다 완숙한 외교 무대로 평가된다.

중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회의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2015년 5월부터 항저우 도시 환경 및 인프라 개선 사업이 대대적으로 실시됐으며, 이 덕분에 G20 정상회의 기간에는 매연 없는 푸른 하늘이 펼쳐지는‘G20 블루’가 연출됐다.

서호가 아름다운 저장성 항저우. <사진=바이두>

◆ L자 경제

2016년부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향후 수년간 ‘L’자 형태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13.5계획(2016~2020년)기간 중국이 제시한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6.5%~7.0%. 2015년 GDP 성장률은 6.9%였다.

L자형 성장이라는 표현은 지난 1월 공산당의 경제 정책 방향을 시장에 전달하는 인민일보 ‘권위인사’ 인터뷰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과잉생산 해소, 재고 소진 등 경제 체질 개선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

◆ 인터넷 생방송

잠을 자고, 밥을 먹고, 화장하고, 게임하고, 쇼핑하고, 운동하고, 여행하고, 심지어는 그냥 가만히 멍을 때리고 있는 장면도 실시간 영상으로 내보내며 네티즌과 소통하는 것은 중국에서 무척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상이 됐다.

올해는 인터넷 생방송(즈보, 直播)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선 관련 플랫폼만 200개가 넘고, 시청자 수는 3억명에 육박한다.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400만명 수준. 업계에 따르면 이미 약 150억위안(약 2조55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됐다고 한다.

관련 투자도 무척 활발하다.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 중 90% 이상이 기관투자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한다.

<사진=바이두>

◆ 서킷브레이커

중국 주식시장에선 올해 1월 4일 탄생해 단 나흘 만에 사라진 비운의 주인공이 있다. 서킷브레이커의 얘기다.

중국 서킷브레이커는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가 전 거래일 마감가 대비 ±5% 이상 등락할 경우 모든 주식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며, 장 마감 15분 전인 오후 2시 45분(중국시간) 이후 5% 이상 급등락하거나 장중 7% 이상 등락할 경우 당일 거래를 완전히 중단해버리는 제도다.

중국 당국은 2015년 여름 주식시장 대폭락 사태 이후 증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필요성을 느꼈고 고심 끝에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했다.

서킷브레이커는 도입 첫날부터 작동됐다. 1월 4일 CSI300지수가 5% 넘게 빠지며 15분간 주식 거래가 중단됐고, 거래가 재개된 직후에는 낙폭이 7%로 확대되며 주식시장이 조기 마감됐다. 나흘 뒤인 1월 7일에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해 장이 조기 마감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4거래일 동안 서킷브레이커는 총 4차례 발동됐으며 이 기간(총 155분) A주에서 증발한 시가총액만 최소 6조6600억위안(약 1131조8670억원)에 육박했다. 결국 중국 증권 당국은 1월 8일부로 시장에 패닉만 초래하는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잠정 중단시키며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 됐다.

◆ 가상현실(VR)

VR을 활용한 생생한 학습 효과. <사진=바이두>

2016년은 가상현실(VR) 상업화 원년(元年)으로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폭풍마경 등 여러 VR 기기가 각광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중국 VR 업계로 유입된 투자액은 15억4000만위안(38건)에 달했으며, 화이브라더스와 같은 대형 엔터 미디어 기업도 VR 업계에 속속 진출했다.

영화, 의료, 관광, 게임, 전자상거래, 부동산 등이 현재 중국에서 VR을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중국 시내에는 VR방도 차츰 들어서는 추세다.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기업 앤트파이낸셜의 경우 지난 10월 세계 최초로 VR 결제 서비스를 공개했다. 인터넷 쇼핑, 인터넷 개인방송, 게임 등 가상공간에서 결제가 필요할 때 VR 안경을 착용한 채 공중에서 터치를 하거나, 한 곳을 응시하거나 혹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획기적인 결제 서비스다.

◆ 베이징탄(北京癱)/거유탄(葛優癱)/거유탕(葛優躺)

'베이징탄'의 원조 거유. <사진=바이두>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도 사실은 베이징 출신? <사진=바이두>

올해 한국에서 눕방(누워서 하는 방송)이 대세였던 것처럼 중국에서는 의자에 폐인처럼 널브러진 ‘베이징탄’, ‘거유탄(혹은 거유탕)’이 대대적으로 유행했다. 관련 이미지가 인터넷 짤방(첨부 이미지)계를 휩쓰는가 하면, ‘거유탕’ 이모티콘 시리즈까지 등장해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베이징탄’이라는 말은 베이징 출신 가수 다장웨이(大張偉)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베이징 사람들이 앉는 자세는 의자에서 주르륵 미끄러질 것처럼 유독 이상한 자세다”고 말한 데서 유래한다.

이후 베이징 출신 연예인들의 앉은 자세가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랐고 급기야는 다장웨이, 루한, TFBOYS 멤버 이양천새, 장이산으로 구성된‘베이징 4대탄(京城四癱)’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한편 ‘거유탄(혹은 거유탕)’에서 거유(葛優)는 <비성물요(非誠勿擾)>, <양자탄비(讓子彈飛)> 등 히트작을 대거 보유한, 우리나라로 따지면 최민식급의 국민 배우다.

그런 그가 ‘베이징탄’의 시조가 된 것은 한 네티즌이 1993년 방영된 시트콤 <아애아가(我愛我家)>에서 소파에 폐인처럼 앉아있는 거유를 발견해 그 장면을 캡쳐하면서 널리 퍼졌기 때문. 참고로 거유 또한 베이징 토박이라고 한다.

 

◆ 보이스피싱

중국에서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극성을 부리면서 재산 피해는 물론 사회의 기본적인 신뢰까지 무너지고 있다.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모여 사는 이른바 ‘보이스피싱 마을’이 따로 있을 정도.

올해는 예비 대학생이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뒤 우울증으로 자살하는가 하면, 대학 교수는 수천만위안을 뜯기고, 환자는 치료비를 전부 날리는 등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유난히 두드러졌던 한 해였다. 지난 12월 15일에는 스페인에 콜센터를 차려 자국인을 상대로 총 200억원 가량을 뜯어낸 중국인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원 200여명이 무더기로 체포되기도 했다.

2016년 1~10월 공안이 체포한 보이스피싱 사기단은 6822개에 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 공안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사기건만 59만건, 피해액은 222억위안(약 3조7578억원)에 육박했다.

◆ 시와 먼 곳(詩與遠方)

올해 중국에선 수억명 젊은이들의 마음을 울린 ‘삶이 어찌 눈 앞의 구차함뿐이랴(生活不止眼前的茍且)’라는 곡이 히트를 쳤다. 지난 3월 발매된 이 곡은 중국 포크송의 대부격인 가오샤오쑹(高曉松)이 작곡과 작사를, 노래는 유명 가수 쉬웨이(許巍)가 맡았다.

당시 이 노래를 듣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흘렀다는‘간증글’이 중국 SNS를 도배했다. 특히 ‘삶이 어찌 눈 앞의 구차함뿐이랴, 시와 먼 곳이 있는 들판도 있다’라는 가사가 수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는데, 여기서 ‘시와 먼 곳’은 어떤 이상향 내지 유토피아를 뜻한다.

사실 이 가사는 지난 2011년 이미 중국을 휩쓸었던 명언으로, 가오샤오쑹의 어머니가 실제 했던 말이라고 한다. 각박한 삶에 치여 늘 공허했던 중국 젊은이들이 가사 한 마디로 치유를 받으며 ‘시와 먼 곳’이 있는 들판으로 향할 용기를 얻은 셈이다.

◆ 장인정신

‘메이드 인 차이나’가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중국 제품을 예전의 값만 싼 하급 상품으로 생각하면 오산.

지난 3월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장인정신’을 독려하면서 제조업 분야의 정교함과 창조성이 크게 강조되기 시작했다. 비데나 밥솥 하나를 만들어도 최고급으로 만들라는 소리다.

중국에선 이미 ‘소비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아진 중국인들이 프리미엄 상품을 찾기 시작한 것.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 당국은 소비를 억제하거나 합리적인 소비를 장려했지만 최근에는 소비를 적극 권장하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공급사이드 개혁을 통해 공급 체계의 퀄리티와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 츠과족(吃瓜群眾)

'수박'을 먹으며 방관하는 눈팅족. <사진=바이두>

최근 중국 네티즌 사이에선 구경이라는 뜻을 지닌 ‘웨이관(圍觀)’ 대신 ‘츠과(吃瓜)’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다. ‘츠과’에서 ‘츠(吃)’는 먹다라는 뜻이다. ‘과(瓜)’와 관련해서는 해석이 분분한데, 해바라기씨(瓜子)라는 설과 수박(西瓜)이라는 설이 있다. 이중 수박이라는 설명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인터넷 게시판 댓글창을 살펴보면 본문의 내용과 상관 없이 “수박 팝니다~”, “수박 냠냠”, “츠과족(수박족) 왔다감”이라는 댓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츠과’ 자체가 담고 있는 의미다. 비슷한 표현인 ‘웨이관’이 단순히 구경이라는 중립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면 ‘츠과’는 무관심의 의미가 더 강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눈팅(댓글을 달지 않고 게시글만 읽는 행위)을 하지 않고 굳이 ‘츠과’라는 댓글을 남기는 것을 보면 이들 츠과족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이 무척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츠과’는 결국 게시글 내용에 대한 피드백은 아니지만 본인이 이 글을 봤다는 일종의 유쾌한 표식인 셈이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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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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