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가 말 그대로 ‘트럼프-온’ 랠리를 펼치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달러는 주요 통화에 대해 약 14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월가 투자자들은 내년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의 최대 잠재 리스크로 달러화 강세를 지목하고 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장중 100.93까지 뛰었다.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이는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에 대선 이후 가파르게 올랐던 달러는 이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에서 12월 금리인상을 지지한 데 따라 또 한 차례 상승 탄력을 받았다.
옐런 의장은 금리인상을 장기간 보류할 경우 발생할 리스크를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가까운 시일 안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파죽지세로 오르는 달러화에 대해 펀드매니저들은 걱정스럽다는 표정이다.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이 동반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글로벌 실물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경고다.
요아킴 펠스 핌코 경제 자문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한계 수위 이상 치솟을 경우 오히려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에 흠집을 낼 것”이라며 “강달러는 이머징마켓 자산은 물론이고 미국에도 악재”라고 주장했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은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를 제치고 달러화가 최근 금융시장의 리스크 심리를 반영하는 바로미터로 자리잡았다고 지적했다. 달러화가 추가로 오를 경우 누구도 승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콜롬비다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마크 버게스 최고투자책임자 역시 “달러화가 공격적으로 오를 경우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에 커다란 충격을 가할 것”이라며 “아울러 글로벌 전반에 걸쳐 위험자산의 매수 심리가 크게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관은 블룸버그의 칼럼을 통해 최근의 달러화 상승 추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글로벌 주요국의 보호주의를 더욱 부추기는 한편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러화 상승은 글로벌 경제의 균형을 바로잡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전세계 경제 성장이 크게 저하된 상황을 감안할 때 득(得)보다 실(失)이 크다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