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 턱밑까지 추격중...저가 이미지 버리고 한섬 통한 '고급화' 추구
[뉴스핌=전지현 기자] 홈쇼핑업계가 현대홈쇼핑 성장에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지난해 ‘패션 고급화 카드’로 만년 4위에서 2위(취급액 기준)로 올라선 현대홈쇼핑이 올해 상반기 2위자리를 굳힌데 더해 1위 GS홈쇼핑을 바짝 추격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추세라면, 이르면 내년 현대홈쇼핑 ‘1위 탈환’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적발표를 하루 앞둔 현대홈쇼핑은 상반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취급액과 매출이 전년대비 9.2% 늘어난 8391억원과 2364억원, 영업이익은 2.9% 증가한 249억원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개별기준 취급액이 전년동기대비 9% 늘어난 8356억원, 영업이익은 9% 확대된 26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올해 3분기 취급액이 각각 8751억원과 7728억원을 기록했다. 취급액은 해당 채널에서 고객이 실제 구매한 금액을 합산한 것으로, 유통업계는 주로 이를 기준으로 순위를 정한다.
홈쇼핑업계 지각변동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만년 4위였던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취급액 3조1842억원으로 CJ오쇼핑(3조0556억원)을 제쳤다. 올해들어선 CJ오쇼핑과 상반기 취급액 격차를 2208억원(2015년 1286억원)까지 벌렸지만, 1위인 GS홈쇼핑과는 846억원까지 좁혔다. 지난해 상반기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의 취급액 차이는 2009억원이었다.
수익성 역시 업계 선두다. 지난해 현대홈쇼핑 영업이익률은 12.42%로 CJ오쇼핑(10.3%)과 GS홈쇼핑(10.19%)대 보다 앞섰고, 올 상반기 역시 7.22%를 기록하며 CJ오쇼핑(5.12%), GS홈쇼핑(6.02%)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상반기 3사 중 취급액이 유일하게 두자릿수 성장했고, 영업이익이 40%나 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현대홈쇼핑의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빠르면 내년에 업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다”며 “현대홈쇼핑의 급부상에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의 반격의 주요 요인으로 '패션 고급화'전략이 꼽힌다. 현대홈쇼핑은 패션의류와 해외명품잡화 부문을 강화해 '프리미엄 현대홈쇼핑 패션'을 목표로 홈쇼핑업계 빅 3가운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해 9월 한섬과 협업해 론칭한 ‘모덴(MOTHAN)’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남성 전용 브랜드인 ‘모덴 옴므’를 연내 추가 론칭할 예정이다.
지난해 론칭 4개월만에 현대홈쇼핑 히트상품 Top10 반열에 오르고 올해 상반기 4위까지 올라간 ‘모덴’의 상품기획력과 디자인, 소재를 남성복에도 접목시켜 홈쇼핑 남성의류 매출을 끌어올렸다. 이 외에도 정구호 디자이너의 신규 브랜드인 'JBY'를 비롯해 마르엘라로사티, 지가 등 패션 의류 브랜드 20여개를 지난해 대비 추가 운영하고 있다.
김종인 현대홈쇼핑 패션사업부장(상무)는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패션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모든 연령대 고객들이 다양한 상품을 찾도록 브랜드를 다양화해 이제는 홈쇼핑 채널이 패션의류의 주요 구매루트가 되고 있다”며 "올해에도 현대홈쇼핑만의 자산화브랜드를 강화해 고객들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업계는 지난해 3분기, 가짜 백수오 사태 등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데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에 따른 소비자 이탈과 공영홈쇼핑, T커머스 사업자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예견했었다"며 "이 상황에서 현대홈쇼핑이 '홈쇼핑 의류는 저렴하다'는 인식의 가격저항선을 무시하고 높은 가격대로 고급화 전략을 펼쳐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는데, 계열사 한섬을 통한 고급패션 전략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의 4분기에 이어 내년 전망도 긍정적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를 저점으로 영업실적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안정적인 턴어라운드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영업이익 증가세 정상화될 전망되는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비 각각 9.0%, 18.5% 증가해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