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신액 40조 넘어...만기몰린 연말 더 오를 듯
[뉴스핌=이지현 기자]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연 1%대였던 예금금리가 8월 연 2%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 대출이 급증하자 예금금리를 올려 자금을 확보해 놓으려는 움직임이다.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04%다. 지난 4월 연 1.90%로 최저수준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 8월 연 2.00%를 넘겼고, 하반기 들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1.3%대로 최저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저축은행은 이보다 2배 가까운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저축은행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일부터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올려 연 2.30%로 적용하고 있다. 키움저축은행도 지난달 12일부터 연 2.10% 예금금리를 연 2.30%로 올렸다.
KB금융지주 산하 KB저축은행도 지난달부터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1.80% 에서 연2.10%로 올렸고,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7월부터 예금금리를 0.2%포인트 올린 연 2.20%에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업계가 수신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여신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예대 마진으로 수익을 올리는 저축은행 속성상 늘어나는 대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예금금리를 높여서라도 자금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대출 규모는 7월 40조780억원으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저축은행업계가 흑자를 내기 시작한 이후 여신규모는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하반기 들어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 대출을 규제하면서 풍선효과로 2금융권 대출이 급증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을 올려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이 늘면 예금금리를 높여서라도 수신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특히 최근 저축은행업계 대출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수신 확보에 더욱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예금금리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수신액도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40조원을 돌파한 저축은행업계의 수신규모는 7월까지 41조원을 넘어섰다.
또 연말로 갈수록 정기예금 만기가 도래하는 경우가 많아 미리 수신확보에 나서고 있는 영향도 있다. 통상 저축은행업계는 정기예금 만기 후 해지를 막기 위해 연말에 금리가 연 2%중반~3%대에 달하는 특판 상품을 출시해 판매한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수신고객의 90% 이상은 정기예금 고객인데,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 만기 1~2달 전부터 경쟁사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려는 눈치싸움을 한다"며 "예금고객들은 0.1%의 금리 차이에도 쉽게 이동을 하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