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모델 의존한 주식 매입 '위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최근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과 급락 경고가 꼬리를 물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모델로는 240%에 달하는 상승 가능성이 열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현 수준의 금리가 유지된다고 볼 때 2100 선에서 거래되는 S&P500 지수가 이론 상 744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연준의 모델은 근본적으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 수익률을 비교해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한다.
즉, 기업 이익을 주가로 나눈 값이 10년물 국채 수익률보다 높을 경우 주식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4분기 연속 기업 이익이 줄어들었지만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뚫고 오른 데 대해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역사상 가장 환영 받지 못한 주가 랠리라는 평가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연준의 계산법으로는 주가 상승이 전혀 터무니 없지 않다. 지난 12개월 사이 S&P500 기업의 주가이익률은 5.4%를 기록했다. 이는 1.5% 내외에서 거래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비해 현격하게 높은 수치다.
더 나아가 국채 수익률이 현 수준에 머문다고 가정할 때 S&P500 지수는 기업 주가이익률이 국채 수익률에 수렴하는 7440까지 뛸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지수가 현 수준에서 무려 240%에 이르는 상승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의 모델을 근거로 주식 매입을 늘리는 실정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전했다.
역사적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은 밸류에이션과 장기간에 걸친 이익 감소, 여기에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에도 주식 매입을 정당화하는 근거를 연준의 계산법에서 찾고 있다는 것.
마이크 라이언 UBS 웰스 매니지먼트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은 다른 자산 시장과 상대적인 가치 측면에서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온건한 정책 기조를 보이면서 시장금리가 상당 기간 바닥권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고, 이는 투자자들의 ‘사자’를 부추기는 양상이다.
연준의 모델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미국과 독일, 일본을 중심으로 ‘먹을 것 없는’ 채권 수익률이 시중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 사이에 중론이다.
일부에서는 연준의 모델과 저금리에 기댄 주식 매입을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롭 아노트 리서치 어필리어츠 최고경영자는 “뉴욕증시의 밸류에이션이 극심하게 높다”며 “금융시장이 통째로 비전통적인 영역에 들어선 상황에 과거 정상적인 여건에 개발된 모델은 더 이상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