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로 자본확충 3830억원 필요
6대 기업 부실해도 산은 건전성 '안정적'으로 유지 가능
[뉴스핌=한기진 기자]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건전성을 현재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 단계 내리면 대손비용이 작년보다 1.7배 늘어난 5조2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른 자본확충도 3830억원이 필요했다.
글로벌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산업은행의 조선해운업 여신과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지난달 30일 신용평가보고서에서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여신 건전성을 신한, 우리, KB국민은행 등은 회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요주의’로 낮췄다. 그러나 이동걸 KDB산은 회장은 “국책은행은 고려할게 많아 정상여신에서 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 대우증권 매각대금과 한전 배당, 대우조선해양 요주의 손실 만회 충분
무디스의 이번 테스트는 KDB산은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대선조선,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6개사의 여신을 토대로 했다.
테스트는 두 가지로 가정으로, 대우조선해양 여신 건전성이 정상에서 요주의로 떨어지는 경우와 6개 회사가 모두 부실화돼 여신이 고정 이하로 분류되는 최악의 사례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여신 회수가 어려워져도 재무 건전성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형자기자본비율(Tangible Common Equity Capital·TCE)이 작년 10.4%에서 11%로 소폭 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조선해양 대출 손실로 TCE비율이 219bp(2.19%p) 감소하지만 KDB대우증권 매각 대금과 지분 32.9%를 보유한 한국전력에서 받는 배당이, TEC비율을 2.1%p 높여, 하락 규모를 상쇄시킬 것이란 이유다.
TCE비율이 5%만 넘어도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TCE는 우선주와 무형자산을 제외한 보통주 자기자본만으로 총자산 대비 비율을 산정하는데,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채를 자기자본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가장 보수적인 건전성 판단 기준이다.
◆ 6대 기업 모두 부실화되는 최악 상황, 산은 정부 자본확충 필요없어
최악의 상황인 6개 기업의 부실이 심화돼 결국 여신건전성을 고정이하로 내려도 TCE비율 하락폭이 30bp로 제한돼 10.1% 유지가 가능했다.
6개 기업 여신이 전액 손실 처리되면서 대손비용이 작년보다 2.3배나 늘어난 6조9000억원으로 급증한다. 대략 3조9000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대우증권 매각대금과 한전 배당 효과가 컸다.
박현희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스트레스 테스트는 산업은행이 자본확충 없이도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는 결과”라며 “산은이 자본부족에 직면해야만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신 건전성은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 의문 △추정 손실 등 5단계로 나뉘다. 정상 등급은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지만, 요주의는 대출 자산의 7~19%, 고정은 20~49%, 회수의문은 50~99%, 추정손실은 대출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각각 쌓아야 한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