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1 감자와 출자전환 후 대주주 산은으로 변경
[뉴스핌=조인영 기자] 용선료 협상과 채무재조정 고비를 넘긴 현대상선이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앞두고 대주주 무상감자를 단행한다.
현정은 회장 <사진=현대그룹> |
이에 따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번 차등 감자로 신분이 대주주에서 소액주주로 전환된다.
현대상선은 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대주주 지분에 대한 7대 1 무상 감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오는 내달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차등감자의 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 2월 현대상선은 자구안을 발표한 후 자산 매각, 사채권자 채무조정, 용선료 협상 등 경영정상화안을 순차적으로 이행해오고 있다.
이번 대주주 감자 역시 경영정상화 과정의 일환으로, 앞으로 있을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대주주 감자 후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은 현대그룹과 결별하고 채권단 관리 하에 경영정상화를 모색하게 된다.
이번 대주주 감자는 현대엘리베이터(17.51%, 6,066,273주), 현대글로벌(1.77%, 613,563주), 현정은 회장(1.65%, 571,428주) 등 총 20.93%(7,251,264주)의 보유 지분을 대상으로 7대 1 비율 무상감자로 실시된다.
대주주 감자 후 지분율은 현대엘리베이터(3.05%), 현대글로벌(0.31%), 현정은 회장(0.29%) 등 총 3.64%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현정은 회장은 이번 대주주 감자를 통해 현대상선을 경영정상화 시키기 위한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 2월엔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현대상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바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대주주 감자로 현정은 회장은 사재의 대부분을 손실 입게 된다”며 “현정은 회장이 대주주로서 고통을 분담하고 책임지는 차원에서 대주주 감자를 수용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일반 개인주주들은 이번 감자 대상이 아니다. 개인주주들은 대주주 감자 후 전체 주식수가 감소해 그만큼의 보유 주식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얻는다.
한편, 지난 3월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현대상선은 채권단 요구로 회사채 8043억원에 대한 채무재조정에 성공했고, 용선료 협상도 이르면 내주 초 타결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현대상선은 가급적 빨리 새로운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에 가입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