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스타트업, 잇단 협력체 구성…"시너지 극대화 목표"
[뉴스핌=최유리 기자] '연합 작전'이 O2O(온·오프라인 연결) 스타트업들의 생존 키워드로 떠올랐다. 공동 마케팅과 사업 연계로 시너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국내 주요 O2O 스타트업들이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협력 모델로 돌파구 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 맞손 잡는 O2O 스타트업…비용 절감+시장 확대 겨냥
협력체를 구성한 것은 'O2O 얼라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숙박 O2O 기업 야놀자를 중심으로 배달앱 요기요, 카셰어링 업체 쏘카,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마케팅 솔루션 기업 스포카가 뭉쳤다.
O2O 얼라이언스는 각 서비스를 연계했다. 야놀자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면 제휴사들의 서비스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각 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모든 앱을 다운받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인지도가 낮아 마케팅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면서 "서비스를 서로 연계하면 비용 출혈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승호 쏘카 본부장, 유정범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 최재승 스포카 대표,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 요기요 박지희 부사장(왼쪽부터)은 27일 O2O 얼라이언스 공개 포럼에 참석했다. <사진=야놀자> |
문비서를 운영하는 텍스트팩토리는 스타트업 6개사(社)와 연합군을 구축했다. 문비서는 문자 메시지와 메신저로 이용자가 요청한 사항을 처리하는 개인 비서 서비스다. 문비서의 역할은 제휴사들과 이용자를 연결하는 것. 문비서로 인테리어, 퀵서비스, 세탁, 꽃배달 등 서비스 요청이 들어오면 이를 제휴사에 알리는 방식이다. 각 제휴사는 이용자 응대에 필요한 정보를 문비서에 제공한다.
맛집앱 식신을 운영하는 씨온도 사운드그래프, 트리플렛, 파킹클라우드 등과 손잡았다. 식신 이용자가 식당에서 바로 주차, 대리운전 등 연계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의 행동 패턴에 대한 정보가 있어도 사업을 영역을 무작정 확장하기는 어렵다"면서 "대신 다른 사업자들과 협력하면 이용자의 사용성은 높아지고 회사는 더 넓은 시장을 겨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O2O 시장에 번지는 위기론…"연합 모델 생존 해법으로"
국내 스타트업들이 연합 작전을 펼치는 배경에는 O2O 시장에 번지고 있는 위기론이 있다. 빠르게 외형을 키우고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국내 주요 O2O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쏘카와 야놀자는 각각 59억원과 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마케팅 경쟁으로 비용 출혈을 피하지 못한 결과다.
해외 사정도 다르지 않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세계적인 O2O 기업들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프리브코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2억달러 가량(약 2294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우버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억6000만달러(약 1834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대표는 "글로벌 리딩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듯 O2O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라며 "온·오프라인 중개 사업은 차별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마케팅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신승호 쏘카 본부장은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O2O라는 이름만으로 투자받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라며 "사업 모델을 면밀하게 검토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