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캐리트레이드, 저유가 복합적으로 작용
[뉴스핌=이고은 기자] 마이너스금리 정책 도입 이후 일본 엔화가 강세 흐름을 지속하자 전문가들조차 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가 17개월 최고치까지 고공행진하는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딱 떨어진 배경에 대한 분석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6일 달러/엔 환율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달러당 110엔 부근에서 거래됐다. 지난 5일 뉴욕시장에서는 109엔 선까지 내려가는 등 심리적 지지선을 시험했다.
이날 미국의 금융잡지 배런스(barrons)는 줄리안 야솝 캐피탈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의 발언을 인용, 이 같은 이상 엔고현상의 배경으로 ▲안전자산 수요의 부활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 ▲저유가로 인한 무역 흑자 3가지를 설명을 제시하고 각각의 근거가 지닌 한계를 평가했다.
◆ 이해 불가능한 변화, 정책 무력화 현상으로 이해
먼저 안전자산 수요의 부활이란 일본 엔화가 대표적 안전자산으로서 해외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시기에 가치가 상승하는 경향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중순부터 미국과 중국의 주식시장이 회복하고 있는 등 현재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크지 않은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이 설명은 한계가 있다고 야솝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또 다른 설명은 투기세력의 포지션 전환이다. 엔화 약세 초기에 대량의 순 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세력이 빠져나가는, 이른바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엔고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투기세력들이 현재는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어서 이 같은 요인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엔고 현상에 대한 펀더멘털 요인 분석도 있다. 엔화는 일본 무역수지와 연동되어 움직인다. 무역 적자가 심화되면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저유가로 인해 일본이 무역 흑자로 돌아서면서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를 유지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나아가 위 요인들의 복합적 작용외에, 정책 무력화에 대한 베팅이 결합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절상되는 것은 일반적인 통화 시장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지난 1분기 극심했던 시장 변동성이 세계 환율 전쟁을 좀 더 복잡한 국면에 가져다 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시키려는 중앙은행들의 힘이 변동성으로 인해 무력화되고 있다. 현재 BOJ와 엔고 현상이 그 예시로 주목할 만하다"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 일간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