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지배력만 강화될 것.. 과오 반복해서는 안돼"
[뉴스핌=심지혜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22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국내 통신-방송 1위 사업자 간의 결합인 만큼 철저하고 신중한 공정위 심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양사는 ▲ 공정위 심사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18일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2015년도)’ 결과 반영할 것과 ▲해외 규제기관의 사례처럼 충분한 심사 기간을 둘 것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에 따른 소비자 손실 확대를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KISDI 연구 결과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합병으로 유무선 통신시장 독점이 더욱 공고화될 것임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이동전화시장 매출 점유율은 50.3%이며, 가입자수 점유율(49.4%)도 OECD 각국 1위 통신사업자 평균치(42.2%)보다 높다.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시장 점유율은 51.1%로 이동시장 점유율 49.4%를 상회했다.
그러면서 양사는 "공정위의 합병 심사보고서가 시장의 현 실태를 정확히 반영해 신중하고 면밀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중 발송될 것으로 알려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심사보고서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해외 규제기관의 경우 소비자 편익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중대 사안의 경우 최장 19개월까지 심사 기간을 소요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KISDI가 발표한 결합판매 시장 점유율. <자료=KISDI> |
또한 KT와 LG유플러스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끼리의 합병으로 야기될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 및 소비자 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
양사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해 CJ헬로비전의 독점 방송구역 중 19곳에서 SK의 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합상품 가입추세와 전환율을 추정하면 3년 후 2018년에는 이동통신 점유율 56.1%, 초고속인터넷 점유율 36.9%, 유료방송 점유율 30.6%로 모두 SK그룹이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KT와 LG유플러스는 "시장경쟁을 제한하는 반 경쟁적 인수합병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정위의 철저한 검토와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앞서 공정위는 2000년 SK텔레콤에 신세기통신과의 기업결합, 2008년 하나로텔레콤과의 기업결합을 각각 조건부로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시장 점유율이 5:3:2로 고착화 돼 적정한 결정이 아니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양사는 "공정위가 충분한 검토 없이 다시 경미한 행태적 시정조치만 부과하며 합병을 승인한다면, 통신·방송시장의 독과점은 더욱 심화될 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시장 전체 경쟁상황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