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이후 수익성 급상승...호실적 수혜는 지배기업과 오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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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식품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음료업계는 화색이 만연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성장하는 호실적을 거두었기 때문. 특히 업계의 선두주자인 코카콜라음료와 롯데칠성음료는 각각 두자리수 영업이익 신장률을 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이같은 호실적은 음료수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서민음료가 비싸지는 만큼 두 회사의 이익은 늘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21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카콜라와 롯데칠성 두 회사의 지난해 실적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6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9% 신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5.6% 늘어난 100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2992억원, 영업이익 142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3%, 53.6% 신장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음료부문이다. 롯데칠성 음료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5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0.78%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977억원으로 전년 대비 70.2% 늘었다.
지난해 코카콜라와 롯데칠성 음료부문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9.3%, 6.3%로, 식품업계 평균인 5% 이익률을 앞지른다. 두 회사의 수익성은 업계에서도 돋보이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호실적을 곱지않게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코카콜라와 롯데칠성의 지난해 호실적에는 ‘가격 인상’이 상당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2014년말 주력 제품인 코카콜라, 환타, 파워에이드 등 22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5.8% 인상했고, 롯데칠성 역시 지난해 1월 칠성사이다, 팹시콜라, 칸타타 등의 제품 가격을 평균 6.4% 올렸다. 2013년 말 가격인상을 단행한지 1년도 되지 않아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제 원당가격과 유가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독과점 시장이라는 점을 이용해 가격인상을 지나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탄산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와 롯데칠성의 점유율은 50~60%대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지난해 실적은 이같은 지적이 어느정도 사실과 부합하다는 점을 반증했다는 평가다. 앞서 코카콜라는 지난해 12월에도 평균 7.6%의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해당 업체 측에서는 “가격 인상 요인이 분명 호실적의 이유가 됐지만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효과에 따른 점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음료업체들의 호실적에 가장 수혜를 보는 것은 지배기업과 오너들이다.
코카콜라는 로열티 대신 지난해 코카콜라 코리아 컴퍼니로부터 전년 대비 4.9% 늘어난 1786억원 규모의 원액을 구매했고 LG생활건강에 175억원의 업무지원용역비용을 지급했다.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의 지분 9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25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전년의 배당금 총액 67억원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롯데칠성은 최대주주 롯데제과(5.41%) 등의 계열사를 비롯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총 52.02%를 보유한 기업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